[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 한국의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항공업계가 '셧다운(Shut down)' 위기에 처한 만큼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서 "현재의 위기는 9·11 테러,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며 항공산업 보호를 위한 신속한 재정적 지원을 촉구했다.
IATA는 1945년 세계 각국의 민간 항공사들이 모여 설립한 국제협력기구로, 현재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국내 회원사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총 6개사다.
현재 IATA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전 세계 항공사의 매출 손실이 2520억 달러(한화 309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각국 정상에게 항공산업 지원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고 있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서신에서 "코로나19 이전 한국 경제에서 항공산업의 기여도는 약 476억 달러(60조원) 규모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점유, 83만8000개의 고용 효과를 유발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해 올해 한국 시장 내 승객은 22% 감소하고 매출도 44억 달러(5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여행 산업의 붕괴는 한국 내에서 일자리 16만개를 줄이고 GDP 90억 달러(11조원)를 감소할 것이라는 게 IATA의 분석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임원 급여 반납, 유·무급 휴직 등 특단의 자구안을 시행하고 있으나 각종 거대 규모의 고정비 지출로 유동성 부족이 심각해져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문제는 단순히 항공사와 관련 산업의 존립 문제가 아니라 안전하고 효율적인 항공 시스템이 코로나19 이후 무역과 여행, 대한민국 경제 자체의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지금 한국 정부의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한국의 '포스트 팬데믹' 경제 회복이 심각하게 저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국내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 △수익·유동성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 △정부 또는 중앙은행의 회사채 발행 지급 보증 △각종 세금 감면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조치들은 시급히 이뤄져야 하며 또 성공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이 모든 조치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최소 6개월, 가능하면 더 긴 기간 재정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