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열 독립시트와 3열 거주성까지 잡은 6인승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등 '안전' 업그레이드
[서울파이낸스 경기(양주) 권진욱 기자] "변화된 모습은 상남자답게 당당하고 맵시가 넘쳤다" 3세대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탈바꿈한 올 뉴 쏘렌토는 중형과 대형 SUV의 장점을 모두 가져와 상품성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플랫폼에서 디자인까지 환골탈태한 쏘렌토는 디자인의 경계를 허문 파격적이면서도 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큰 변화는 플랫폼과 디자인 변화다. 쏘렌토에는 현대기아자동차 SUV 처음으로 신규 플랫폼(N3)이 적용해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성을 구현했다. 전장은 10mm 길어졌고 축거(휠 베이스)는 기존 모델보다 35mm까지 늘어나 탑승자의 거주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가볍고 강한 플랫폼 적용으로 차체 무게를 80kg 경량화시켜 연비 효율성과 안전성 모두 강화했다.
쏘렌토의 새로운 디자인은 상남자다운 당당하고 절제됐다. 특히 역동적이고 볼드한 감성을 간결한 선에서 기아차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후드 엣지부터 트렁크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쏘렌토의 캐릭터 라인은 차를 더욱 크고 길게 보이게 했다. 전면부는 선명한 라인과 더불어 아일랜드 후드를 채택해 단단하고 풍만한 볼륨감과 차체가 더욱 길어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더했다.
후면부 디자인은 텔루라이드와 더불어 기아차의 중형 SUV가 추구하는 캐릭터를 강조했다. 핵심은 버티컬 타입의 테일램프와 와이드 한 조형의 극명한 대비를 준 것이다. 이로 인해 후면부는 강인하고 절제된 인상을 풍겼다. 특히 후면부에서는 기아차 텔루라이드가 연상됐다.
시승은 지난 26일 여의도 서울 마리나 클럽앤요트를 출발해 경기도 양주시 장흥 일대를 되돌아오는 구간(93km)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아차는 smart, joyfu, fun을 느낄 수 있도록 시승 구간을 구성했다.
시승차는 쏘렌토 2.2ℓ 디젤 시그니처 모델이었다. 시그니처 모델은 사전계약 비율 47.2%를 차지한 쏘렌토 최상위 모델이다. 최고출력 202마력/3800rpm, 최대토크 45kg·m/1750~2750rpm의 힘을 낸다. 가아차 측은 "2.2 디젤에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성능과 엔진소음 모든 것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쏘렌토는 SUV 느낌을 주지 않았다. 조금 크고, 높은 세단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정통 SUV 형태지만 주행감이 세단처럼 안정적이다. 쏘렌토는 휠 베이스를 기존보다 35mm 더 길어져 동급 SUV에서 찾을 수 없는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2열 독립시트 적용과 3열 각도 조절을 적용해 기존 모델에서 불편했던 공간 부분을 깨끗하게 해소했다. 넓어진 무릎 공간과 3열까지 접었을 때의 적재 공간은 '중형 SUV'이라고 한정 짓기엔 매우 여유로웠다. 2열 시트에 적용된 스마트 원터치 워크인 장치는 3열 탑승자가 편리하게 승 하차할 수 있어 기존에 불편했던 점을 보완했다.
운전석에 앉자 시트가 몸을 아늑하게 감싸줬고 탁 트인 시야는 한결 쾌적한 환경을 가져다줬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0.25인치 내비게이션은 시인성이 뛰어났다.
4세대 쏘렌토에 새롭게 적용된 다이얼 장식의 전자식 변속기와 간결해진 편의 장치 버튼은 조작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시동을 걸자 디젤 특유의 엔진음 소리가 올라왔다. 하지만 소리가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디. 도로 위로 올라서자 쏘렌토는 세단처럼 부드럽게 나아갔고 속도를 올리자 과감해진 존재감을 뽐내는 듯 거침이 없었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 2.2ℓ 디젤엔진의 넉넉한 토크와 8단 습식 변속기의 조합은 어떤 주행 환경에서도 인정적이고 시원한 성능을 발휘했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다 앞 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자 힘에 부침 없이 즉각적으로 차체를 쭉 밀고 나아갔다. 높은 지상 고였지만 고속주행 시 안정감은 세단만큼이나 뛰어났다. 특히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가속할 수 있는 습식 8단 DCT가 한몫했다.
외부에서 들렸던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실내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단 순간 가속했을 때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소리가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와인딩 구간에서는 SUV를 잠시 잊고 과격하게 운전을 해봤다. 넉넉한 토크는 오르막 구간에서 차를 추월할 정도로 힘이 넘쳐 힘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급커브 구간에서 거칠게 핸들을 돌려도 정교한 핸들링과 탄탄한 하체가 받쳐줘 불안감은 없었다. 이는 신규 플랫폼 적용이 빛이 나는 순간이었다.
신형 쏘렌토에는 팰리세이드에서 선보인 험로 주행 모드(Multi Terrain Control)도 사용할 수 있다. 눈길과 진흙길, 모랫길 등 지형 상황에 따라 구동륜과 기어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도로와 주행 환경에 따라 모드를 변환하면 쏘렌토는 그 어떤 차보다 재미난 차였다.
쏘렌토에는 공기청정 모드도 탑재돼 있다.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인지되면 스스로 내부순환모드로 작동, 미세먼지 농도를 낮춰준다. 실제 창문을 열고 운전한 후 창문을 닫고는 공기청정 기능을 작동하자 1~2분 만에 미세먼지 농도 0으로 떨어졌다.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장치'도 눈에 띈다. 이 기능은 현대차그룹 처음으로 탑재된 장치다. 충돌사고 시 조향&제동 장치 제어 불능으로 2차 사고를 겪는 상황에서 쏘렌토가 스스로 제동 장치를 작동해 추가 사고 위험을 미연에 방지해주는 보조기능이다. 테스트는 하지 못했지만 탑승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기아차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2시간여의 시승이 끝낸 후 4세대 신형 쏘렌토는 차세대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 다양한 안전장비를 갖춰 동급 최고의 가성비와 가심비 뛰어난 모델이었다. 직장 생활하는 남녀에게는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4~5인 가족들에게는 패밀리카로 선택받을 수 있는 차라 생각이 들었다.
대형 SUV 넘보는 넉넉한 2열 공간과 3열의 활용성, 주행 안정감, 군더더기 없는 외관, 첨단 편의장치를 갖춘 신형 쏘렌토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