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수원, 안양 등 수도권 일대 부동산 시장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급등세가 한풀 꺾인 반면, 인천은 모든 지역구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청약 및 거래량 등에서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20일 기준) 주간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오르면서 둘째 주(0.21%)와 비교해 상승폭이 0.02% 뛰었다. 3월 셋째 주(0.53%)와 비교해 상승폭은 줄어든 모습이지만, 지난해 8월23일 상승 전환한 이후 35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 집값이 4주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남동구의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5주째 인천 지역구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으며, 실제로 남동구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구월동 '구월아시아드선수촌센트럴자이'는 지난해 3월 5억3500만원(10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6억1000만원(27층)에 거래되면서 1년 새 7500만원이 뛰었다. '구월 유승한내들 퍼스티지' 전용 84㎡ 역시 같은 기간 4억1800만원(4층)에서 5억1500만원(7층)으로 상승하면서 1억원 가까이 뛰었다.
현재 이 단지들은 각각 5억9500만~6억3000만원, 5억5000만~5억8000만원대 호가를 기록하고 있다. 구월동 P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서울 강남 등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인천은 분위기를 조금 늦게 타는 경향이 있다"면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남동구 구월동 일대는 2~3개월 내 가격이 급등한 데다 향후 더 오를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자 비규제지역인 인천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며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비롯해 지난 2.20 부동산 대책 발표로 수도권 풍선효과 또한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인천은 되레 비규제지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지하철(7호선) 연장, 정비사업 등의 호재를 맞고 있다.
이런 상승 기류는 거래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인천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118건을 기록해 첫 통계가 작성된 2006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거래량을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 2006년 11월 8978건을 기록한 이래 14년 만의 기록이며, 최근 10년 평균 3114건과 비교해 약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9118건의 매매거래 가운데 외지인 거래비율은 34.9%에 달했다. 외지인 매매는 대개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올해 인천에서 청약을 진행한 11개 단지는 모두 1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해 인천 검단·청라 등지는 쏟아지는 분양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며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다. 하지만 최근 교통·개발호재로 인구가 급속하게 늘고 청약 완판 행진이 이어졌으며,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마감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의 경우 80가구 모집에 5만8021건이 접수되는 등 인천 내 역대 최다 청약통장이 몰린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상대적으로 수원 팔달 등을 제외한 수도권 남부 일대 경기지역의 집값 급등세가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인천은 각종 호재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와 더불어 올해에도 인천 내 공급 물량이 3~4만가구에 달하기 때문에 공급 부담은 점차 커지고,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때문에 당분간 상승 곡선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서울·경기권역 소강상태를 고려한다면 보수적인 시장 분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