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16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급등하면서 양대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 52분 26초부터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유가증권시장의 매수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인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할 때 발동된다.
이어 코스닥 시장에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11시 2분 54초에 코스닥150 현물 및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래소는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도 프로그램 매수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 선물 가격은 전일 종가 대비 5.05% 상승했으며 프로그램 매매는 1249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전일 급락을 딛고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현지 시간 기준 16일부터 개별 회사채까지 사들이기로 한 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의 자금 조달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세컨더리 마켓 기업신용기구(SMCCF)를 통해 개별 회사채 매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세컨더리 마켓은 유통시장을 의미한다.
앞서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난 3월 경기 위축에 대응해 특수목적기구인 SMCCF 설립을 발표하고 지난달 초부터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시작했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지원범위를 기존 ETF에서 개별 회사채까지 확대, 무제한 유동성 공급이라는 연준의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연준 의원들은 SMCCF의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유동성 조치에 간밤 미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고 한국 증시의 급반등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달러당 1216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이날 1200원 초반으로 다시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날 12시 57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어제보다 10원 떨어진 1205원대에서 등락중이다.
한편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이날이 일곱 번째다. 이 가운데 매수 사이드카는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이날이 여섯 번째로, 매수 사이드카는 세 번째다. 직전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날은 코스피·코스닥시장 모두 지난 3월 2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