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감독원이 오는 6일부터 생명·손해보험사들을 대상으로 부문검사에 나선다. 전통적 비대면 판매방식인 텔레마케팅(TM)이 타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보험사들이 고객을 직접만나는 대면 영업이 위축되면서 불완전판매가 잦은 TM 채널 쏠림이 우려돼, 감독당국이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6일부터 24일까지 △동양생명 △라이나생명 △AIA생명 △푸본현대 등 4개 생보사의 TM 영업 관련 부문검사에 들어간다. 보험업계로서는 올해 첫 현장검사다. 당초 금감원은 서면검사를 검토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더 장기화되면서 내부 지침이 변경돼 현장검사로 방향을 틀었다.
금감원은 6월 초 생보사 4곳에 TM설계사 교육, 신계약 녹취파일, 판매 대본 검수 등 사전자료를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TM 영업으로 판매된 보험상품, 예컨데 종신보험, 치명적질병(CI)보험 등에 대한 현미경 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무·저해지 관련 불완전판매 요소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상품과 검사 내용은 보험사마다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우선 이들 회사의 판매 상황을 살펴본 뒤 추가로 손보업계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화재 △KB손보 △롯데손보 △에이스손보 등 4개 손보사가 대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업권은 2만338건의 금융민원이 발생했다.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등 보험모집(46.0%) 관련 민원이 가장 많았고, 전년 대비 증가폭(13.3%)도 컸다. 올해 1분기(1~3월) 역시 마찬가지. 보험모집 유형 민원 비중이 53.7%로 절반을 넘겼고 전년 대비 41.3% 늘어나 증가세가 가팔랐다.
TM은 설계사가 전화 상담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전통적 비대면 영업 채널이다. 비대면이라는 특성상 불완전판매 여지가 큰 데다, 전속 설계사 뿐 아니라 외주 파견 업체 소속 설계사 비중도 높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보험모집 민원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감독당국이 TM 채널에 칼날을 세운 배경이다.
감독당국은 TM 녹취파일을 분석해 고객들에게 필수적으로 고지하는 항목의 허위 안내 등을 판별함으로써 불완전판매 여부를 식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업무 시스템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해 효율을 제고했다. 녹취파일에 대한 음성 인식률은 보험 TM 불완전판매의 경우 93.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