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출·이자 연장 규모 39조···은행권 '속앓이'
코로나19 대출·이자 연장 규모 39조···은행권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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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가능성 큰 기업 대출 떠안아" 우려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은행권의 코로나19 여신지원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 시한을 재연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해당 여신지원 규모가 39조원에 달해 은행권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관련 여신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이달 13일까지 만기가 연장된 대출(재약정 포함) 잔액은 모두 35조79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원금을 나눠 갚고 있던 기업의 '분할 납부액' 4조280억원도 연장해줬고 같은 기간 이자 308억원도 유예했다.

은행권은 앞서 지난 2월부터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다음달 말까지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하고 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납기가 연장된 대출과 이자 총액만 39조138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현재 금융권과 금융당국은 다음달 말까지인 해당 조치를 한 차례 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5대 금융협회장들과의 간담회 이후 "대체로 대출 원금과 이자 연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좀 더 의견수렴을 해서 가급적 이달 안에 (재연장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사실상 부실 가능성이 큰 기업들의 대출을 떠안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연체로 잡혔어야 할 여신인데 해당 조치로 정상여신으로 잡히고 있는 것뿐"이라며 "애초에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란 뜻"이라고 지적했다.

건전성 지표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코로나19 여파가 은행 연체율 등에 본격 반영되지 않은 가운데 이같은 부실여신이 해당 조치 종료 이후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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