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1천525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에 몰렸던 증거금 58조원 중 절반이 국내 증시 주변에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배정받지 못해 환불된 자금은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뱅크 등 향후 관심을 끄는 IPO 기업의 청약에 참여하거나 대체 종목 투자에 나서기 위한 대기성 자금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 디피씨 뿐 아니라, 카카오뱅크 주주인 한국금융지주, 예스24 등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3조2천억원으로 3일 47조3천억원 대비 1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전날보다 13조원 증가한 58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과 CMA 잔고가 하루 사이 각각 10조원 이상씩 늘어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4일 하루 동안에 불어난 투자자예탁금과 CMA 잔고를 합한 금액은 29조원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으로 몰렸던 자금의 상당수가 예탁금과 CMA 잔고로 옮긴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게임즈에 몰렸던 증거금은 지난 2일 청약이 끝난 뒤 이틀 뒤인 4일 환불됐다. 청약증거금은 총 58조5천억원이었지만, 공모금액은 3천840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58조원 이상이 환불되면서 그중 절반은 증시 주변에 남았다.
카카오게임즈 증거금 중 16조원이 한 번에 들어오면서 투자자예탁금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앞둔 지난달 31일 60조원을 처음 넘어선 예탁금이 63조원까지 불어난 것이다.
CMA 잔고 역시 카카오게임즈 청약으로 45조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크게 증가했다. 예탁금과 CMA 잔고로 들어온 자금은 증시 주변에 남아서 앞으로 있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IPO) 등 청약 등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