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전담 부서 신설 'DT 속도'
채용, AI 역량평가 '대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들의 인공지능(AI) 활용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의 챗봇 상담 기능에서 대출 자동심사, 채용면접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또 전담 부서를 신설해 AI 전문 역량을 키우는 등 디지털 시대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AI를 활용해 부동산담보대출 가능 금액을 심사하는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토교통부, 법원, 국토정보공사 등이 수집한 공공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서류발급, 권리분석, 규정검토 등을 수행해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 등을 자동으로 심사하는 시스템이다.
통상 부동산담보대출 상담을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고 절차가 복잡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KB부동산이나 한국감정원에서 시세를 알 수 있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나 상가 등은 감정금액을 바로 산출할 수 없어 담보대출 상담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AI 기술이 적용되면서 부동산 주소 입력 만으로 3분 안에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 등을 알 수 있게 됐다. 현재 해당 시스템이 적용되는 부동산은 아파트, 연립 등 주거용 집합건물과 오피스텔 등으로 한정됐으나 앞으로 상가, 공장, 토지 등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 상담을 할 때 가장 껄끄럽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동산이 시세가 없는 주거용 집합건물이었는데, 이 부분까지 AI 산출금액이 나오기 때문에 상담이 한결 수월해졌다"며 "상담 뿐만 아니라 AI 시스템을 활용해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 서비스까지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용에 AI 역량 검사를 활용하는 것도 은행권의 보편적인 모습이 됐다.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진행하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면접 단계에서 AI 역량검사를 진행해 직무적합도 등을 평가한다. KB국민은행은 서류단계에서 AI 역량검사를 진행한다. NH농협은행 채용의 경우 자기소개서 평가에서부터 AI를 활용할 예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디지털화 및 DT(디지털전환)이 중요한 화두인 만큼 앞으로 AI 활용 범위가 면접 뿐만 아니라 전 채용 과정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한 은행권 움직임도 분주하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초 은행의 모든 업무를 AI 관점에서 재설계하기 위한 'AI통합센터(AICC)'를 출범했다. 10명 수준이었던 기존 AI 전담 조직 규모도 5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특히, 행장이 직접 AI 전담 조직을 총괄하도록 하는 등 그룹 차원의 AI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비즈니스 데이터 기반의 사업 과제 발굴과 AI·IT인프라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AI 혁신 금융서비스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