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상온 노출 사고로 접종이 전면 중단됐던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 사업이 다음주 다시 시작된다. 8일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간 잠정 중단했던 2020∼2021절기 예방접종 사업을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의료기관에 다수가 몰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접종사업 기간을 연령별로 세분화했다. 13일부터는 만 13∼18세 중·고등학생이 무료로 독감백신을 접종받는다. 19일부터는 만 70세 이상, 26일부터는 만 62∼69세 어르신이 접종 대상이다.
이번 독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기간은 독감 유행 시기와 함께 항체가 접종 2주 뒤부터 생성된다는 점, 이 항체가 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된다는 것을 고려해 오는 12월31일까지로 결정됐다. 무료 예방접종은 전국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지정 의료기관은 예방접종 도우미 홈페이지와 예방접종도우미 이동통신 응용프로그램(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질병청은 올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중·고등학생인 만 13세∼만 18세(285만명)와 만 62∼64세(220만명)까지로 독감백신 무료 접종대상을 확대됐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백신 역시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했다.
애초 만 13∼18세와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접종 사업은 지난달 22일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이 사업에 쓸 백신 일부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접종 시작 하루 전 전면 중단됐다. 질병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후 2주간에 걸쳐 해당 독감백신의 유통과정 및 품질검사를 한 뒤 백신의 안정성과 안전성에 모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6일 접종재개 방침을 밝혔다.
다만 상온 노출이 의심됐던 신성약품 유통 독감백신 578만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가운데 백신의 효력이 떨어져 물 백신이 됐을 우려가 있는 48만도즈는 수거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날까지 모두 수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애초 12일부터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백신의 수거와 공급, 의료기관의 재개 준비를 고려해 하루 뒤인 13일부터 접종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 질병청은 만 70세 이상 접종이 시작되는 16일까지는 모든 독감 백신 물량을 전국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 쓸 백신 물량에 대해 유통관리 현장 점검을 실시해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유통과정에서 문제를 야기한 신성약품의 경우 자체적으로 배송 위탁업체를 변경하고 수송용기를 보완하는 한편 교육 강화 등을 통해 배송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신성약품 유통 백신을 쓰지 않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은 앞서 지난달 25일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