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신흥證 인수 '뜨거운 감자'(?)
현대車, 신흥證 인수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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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현대차의 신흥증권 인수가 증권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회사채 발행에 강점을 지닌 신흥증권의 인수를 통해 협력업체의 회사채 발행 업무를 담당,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금융관련 계열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2배가 넘는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까지 증권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며 인수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 단순 증권업 라이센스 따기에 불과(?)
12일 현대 기아차그룹은 신흥증권 지분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신흥증권의 지승룡 사장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345만주를 현대차와 현대 모비스, 기아차 등을 통해 인수한다는 것. 인수금액은 대략 2천억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현대카드, 캐피탈, 커머셜 등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대차에서 표명한 협력업체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위한 목적이라면 굳이 새로운 증권사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 지적하고 있는 증권업 라이센스 획득이 목적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즉, 사업확장 그 자체로 보는 시각이다.
 
■ 증권업계, 기대보다는 우려
굿모닝신한증권의 기업분석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본은 1조 484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2006년 기준 1년 매출액은 27조 3천억원으로 순이익만 1조 5천억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자본규모에 비하면 2천억은 부담이 되는 액수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권업이 ‘돈이 되는 시장’으로 인식되면서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 짐에 따라 현대차도 ‘발을 한번 담궈보자’ 라는 생각으로 일을 진행했다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라며 “가뜩이나 증권사 난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때 현대차까지 가세한 것은 대기업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증권업 라이센스 획득으로 초점이 맞춰진다면 대기업의 증권업 진출은 선례가 좋지 않다. LG그룹은 LG카드 사태로 경영난을 겪게 되자 LG증권을 2004년 말 우리투자증권에 매각했다. SK그룹도 SK증권을 설립하고 증권업에 진출했지만 SK증권은 꾸준히 기업인수합병(M&A)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 자동차 사업에 몰두해도 모자랄 판에
현재 현대차는 자동차 시장점유율 50%를 상회하며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는 업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사업만으로도 가야할 길이 험난하다. 자동차 업종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염두에 둘 경우 더더욱 그렇다. 브랜드 인지도 5위권  진입에 실패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향후 세계 자동차 산업을 바라보는 일반적 시각이기도하다.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복안 아래 지난달 ‘제네시스’를 출시했다. 각종 선진기술의 도입으로 출시 전부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아 출시 10일도 채 안돼 7천대를 돌파했다. 이 같은 관심을 기업의 경쟁력으로 굳히기 위해서는 꾸준한 기술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즉, 신차를 통한 브랜드파워 제고와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한 해외자동차 시장의 입지확장에 회사의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것. 이런 마당에 막대한 돈을 들여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은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증권업에 진출해 자동차섹터의 주가를 올리기 보다는 국내 자동차 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주식시장에 원활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올바른 행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박선현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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