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측 "직급·직군 차별, 상대적 박탈감·논란 매우 커"
대상자 일부 "동일노동 동일임금···개선안 거절하겠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부 직원에 대해서만 급여체계를 개선해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상자 일부는 "전 사원이 동등하게 받지 않으면 지급 금액을 거절하겠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CL2 설비/제조 정규교대직의 고정 시간 외 수당을 자기계발비 항목으로 변경해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급여체계 개선안을 공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고정 시간외 수당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사례가 있어 노사협의회와 논의 끝에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며 "이에 따라 2017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수당을 재정산하고 이자를 포함해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노노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상자로 명시된 직원들 외 다른 직원들은 이번 급여체계 개선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은 소정의 근로에 대해 명칭을 불문하고 매월 정기적이나 고정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임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말 '고정시간외 수당'과 '개인연금 회사지원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각종 수당에서 직원들이 손해를 봤다며, 직급과 직군에 관계없이 이를 통상임금 인정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이번 급여체계 개선의 경우 통상임금 인정범위가 극히 일부에 제한돼 직급과 직군의 차별, 상대적 박탈감, 논란 등이 매우 큰 상태"라며 "비생산적인 논란 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노사협의회를 향해 "중요한 순간마다 직원들 편가르기에 앞장을 서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전원 사퇴하라"고 성명문을 냈다.
노조는 성명문을 사내 게시판에 게시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게시판 등에는 현재 파업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도 사측의 이번 개선안을 받지 않겠다고 나섰다.
CL2라고 밝힌 한 직원은 "노동자의 노동가치는 동일해야 한다"며 "전 사원이 동등하게 받지 않는 이상 거절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소송에서 불리한 부분을 미리 제거하고, 직군, 직급간 갈등을 유발해 직원들을 편 가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