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씨티그룹이 소매금융 부문을 중단한다는 방침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이 출구 전략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업계는 분리매각 방식에 무게를 두고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후 2시 이사회를 열어 소매금융 철수 등 사업 재편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씨티그룹이 지난 15일 한국을 비롯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함에 따른 조치다. 씨티은행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는 씨티그룹의 발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인데다, 아직 씨티그룹에서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언급한 바가 없어 당장 진전된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는 소비자금융 출구전략과 관련해 통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업무 폐지 등 3가지로 나눠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 중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사업의 각 부문을 분리해서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몰리고 있다. 씨티은행이 분리매각에 나설 땐 인수자들은 가격 부담이 비교적 덜할 수 있고, 씨티은행도 WM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다수의 인수 후보군들과 거래 조건을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으로 매각하는 방식도 제기되고 있다. 2014년 씨티그룹이 일본씨티은행의 개인금융 부문을 매각할 당시 일본 내 9개 은행에 개인금융 분야의 양도를 타진했고 그중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이를 인수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매각이 어려울 경우에는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HSBC은행이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하려다 직원 고용 승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실패하자, 2013년에 결국 청산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이라며 "정확하게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실업사태 등 부작용 우려로 철수 반대를 외치는 시위를 열기도 했다. 노조는 "2005년 한미은행과의 통합 이후 배당금과 용역비 명목으로 4조원이 넘는 막대한 국부를 빼돌리고, 이제는 투자비용이 아까워서 처분해 버리겠다는 전형적인 악질 외국자본의 횡포"라며 "소비자금융 철수로 인한 고객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며, 자칫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