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11년 만에 '중흥 품으로'···KDBI "특혜매각 아니다" (종합)
대우건설, 11년 만에 '중흥 품으로'···KDBI "특혜매각 아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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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낮춘 2.1조 제시
5일 대우건설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왼쪽)와 대우건설 사옥. (사진=KDB인베스트먼트·대우건설)
5일 대우건설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왼쪽)와 대우건설 사옥. (사진=KDB인베스트먼트·대우건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노제욱 기자] '새 주인' 찾기에 나선 대우건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품에 안겼다 2010년 다시 산업은행 관리 아래 들어온지 11년 만이다.

중흥건설은 지난달 본입찰 당시 제시한 2조3000억원보다 2000억원 낮은 2조1000억원을 인수가격으로 써냈다. 2조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스카이레이크-DS네트웍스-IPM컨소시엄을 제치고 대우건설 인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예비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본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써냈던 중흥건설이 이후 인수조건 수정을 요청했고,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특혜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입찰가를 낮추는 재입찰이 이뤄진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대우건설 노조도 이날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졸속매각의 주범 이대현이 본인 변명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고 비판했다.

KDBI 측은 "대우건설 매각을 완료하기 위한 인수합병(M&A) 전략 중 하나일뿐"이라며 특혜논란을 일축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I(지분 50.75%)는 5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흥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KDBI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딜 완료 가능성과 원매자들의 인수 의지, 대우건설 임직원들에 미치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중흥컨소시엄의 자금조달계획 등이 구체적이었다는 게 KDBI의 평가다.

KDBI 측은 "2017년 대우건설 매각 실패와 이후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던 많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사례를 감안해 이번 M&A의 일차적 목표를 투자자들의 진정성을 최대한 확인하고, 대우건설의 영업과 임직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부 매각 절차를 설계함에 있어서는 매각대금 극대화, 거래종결의 확실성, 신속한 거래완료, 공정한 절차 진행의 원칙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재입찰 및 중흥건설에 대한 특혜논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대현 KDBI 대표이사는 "재입찰을 진행한 게 아니라 인수 제안자 중에서 최초 제출한 제안서의 일부 조건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이 사실을 다른 제안자에게도 알렸다"며 "수정 요청을 한 제안자는 가격 뿐만 아니라 진술·보장·손해배상 등 비가격조건에 대한 수정 요청도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안자들한테 배포한 입찰안내서에는 수정 요청을 하는 것은 원매자들의 권리고, 그것을 수용할지 말지는 매도자(KDBI)의 권리라고 돼있다"라며 "(수정 요청을 받아들이는 게) 저희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질 수 있고, 그건 매도자와 매수자가 어떻게 합의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이 딜을 설계할 때 경제와 건설산업 동향, 유동성, 금리 등을 검토했고 대우건설에 관심이 있는 원매자가 얼마나 많은지 등을 놓고 고민했다"며 "입찰에 참여하는 잠재 매수자들이 대우건설에 대해 얼마나 지식을 갖고 있고, 의지가 있는지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협상대상자들과 아직 업무협약(MOU)을 맺은 게 아닌 만큼 이번 제안서 수정은 대우건설 M&A 과정에서의 이탈자 발생을 막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었다는 게 KDBI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 딜이 중간에 깨지면 대우건설, KDBI가 상처를 입는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결국 대우건설 매각을 얼마나 완수하는지가 공공의 이익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OU도 체결되지 않은 단계고, 저희들에게 제안된 가격 하나만으로 딜이 끝나지는 않는다"라며 "어떤 가격이든, 그 가격은 이 딜이 클로징 됐을 때 의미가 있는 거고 호가를 아무리 높게 불러도 딜이 종료되지 않으면 가격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KDBI는 빠른 시일 내 대상자들과 구체적으로 협상을 진행한 후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협약에 따라 상세 실시를 실시하고, 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계약 체결 후에는 인허가, 기업결합 이슈 등을 해소한 뒤 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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