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우디 vs UAE '증산 무산'···WTI 76달러·브렌트 77달러
국제유가, 사우디 vs UAE '증산 무산'···WTI 76달러·브렌트 77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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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샐리' 발원으로 미국 원유 생산시설이 봉쇄돼 국제유가가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산유량 결정 회의가 취소됐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57% 상승한 배럴당 7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이후 3년여만에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도 1.3% 오른 배럴당 77.1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로 예정됐던 OPEC+ 장관급 산유국 회의는 전격 취소됐다. 아랍에미리트(UAE)가 다른 산유국들이 합의한 내용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회의가 끝내 무산됐다. 

OPEC+ 산유국들은 올 8월에서 12월까지 매달 하루 40만 배럴 가량의 원유를 증산하는 내용의 제안을 표결에 부쳤다. 기존 감산 계획을 내년 4월까지가 아닌 내년 말로 연장하는 내용도 함께 제안했다. 하지만 UAE가 이에 반대하면서 회의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결국 회의는 2시간가량 지연된 후 추후 일정도 잡지 못한채 취소됐다. 

OPEC+는 성명에서 "다음 회의 일정은 추후 절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UAE는 단기적인 증산은 지지할 의향이 있지만,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에는 더 좋은 조건을 원한다"며 "감산 완화 합의 시한을 연장하려면 감산 규모를 결정하는 생산 기준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UAE는 OPEC+ 주도국가이자 아랍연맹의 맹주인 사우디의 결정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UAE의 반발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단 UAE가 이처럼 증산 연장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경기 전망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UAE는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될 것으로 보면서 증산 규모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자재 투자 전문회사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전문가는 이날 인터뷰에서 "그동안 코로나19가 산유국들을 연대하게 만들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대가 깨지고 있다"며 "UAE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감산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보고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와 UAE 사이에서 그동안 발생한 여러 갈등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만큼 양국간 앙금을 푸는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자지라 방송은 "UAE가 2019년 예멘 후티반군과 사우디 주도 아랍연맹간 전쟁에서 병력을 대부분 철수시킨 이후 양국간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사우디가 1월부터 일방적으로 카타르에 대한 제재수위를 완화한 것이나 코로나19 델타변이 위험성을 이유로 주변국에 의사를 묻지 않고 독자적인 봉쇄조치에 들어간 것도 갈등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제금값도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8.7달러(0.49%) 오른 온스당 17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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