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반' 호반‧중흥건설 영토확장···두둑한 곳간에 M&A '큰 손'
'호남기반' 호반‧중흥건설 영토확장···두둑한 곳간에 M&A '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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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은 건설업, 호반은 비건설업 M&A에 역점
개발사업으로 현금 보유량↑···정치권 관여는 '낭설'
중흥건설과 호반건설 사옥 모습. (사진=각 사 제공)
중흥건설과 호반건설 사옥 모습. (사진=각 사 제공)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이 M&A시장에서 큰 손으로 등장했다. 최근 대한전선을 인수한 호반건설은 또다시 두산공작기계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중흥건설은 몸값 2조원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을 본격화해 업계 3위로 도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두 건설사는 택지 개발 등으로 얻은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려는 모양새다. 

6일 대우건설은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지난 2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지역건설사라는 한계를 넘어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은 "중흥의 강점과 대우건설의 강점을 결합해 세계 최고 수준 부동산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시공 외에도 국내외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수익 창출에 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주된 사업인 건설업을 더 탄탄히 해 성장하려고 하지만 호반건설은 좀 다른 접근을 택하고 있다.  

대한전선 인수에 이어 호반건설은 또다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두산공작기계 인수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두산공작기계는 금속재료를 가공하는 기계를 만드는 회사다. 대한전선, 두산공작기계 모두 '비건설업'계로, 호반건설은 전자신문 등 언론사도 최근 사들였다. 

두 회사가 M&A시장에 등장하기만 하면 가장 주목 받는 이유는 '자금 조달 능력' 때문이다. 

중흥건설은 몸값 2조원이 넘는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단기 브릿지론 성격의 자금을 일부 차입할 계획이다. 현재 중흥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약 7900억원이다. 분양대금으로 올해만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금을 받을 예정으로 이는 인수대금을 모두 상환 가능한 정도다. 이에 내년까지 유입될 그룹의 영업 현금흐름으로 단기 브릿지론은 대부분 상환할 예정이라 사실상 외부 차입 없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호반건설은 대한전선을 인수하고도 지속적으로 M&A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는 이유는 두둑한 현금 때문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1조7407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대한전선의 인수대금 2518억원을 이용한 것은 호반산업이다. 즉, 호반건설의 실탄은 여전히 적지않다는 뜻이다.  

이들의 넘치는 유동성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방식의 택지개발을 주된 사업 방식으로 선호했기 때문이다. 

공기업으로부터 택지를 사는 과정에서 다수 자회사를 동원한 '벌떼 입찰' 방식을 사용해, 토지를 낙찰 받았다. 대기업들은 규제로 이를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지속되는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위험이 될 수 있는 미분양 등을 떨쳐내면서 현금 보유액을 지속적으로 쌓아왔다. 또한 호반의 경우 분양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 보수적인 경영방침을 통해 미분양에 따른 위험을 줄여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쌓아온 현금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각사의 경영방침에 따라 건설업 혹은 비건설업 등의 M&A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두산공작기계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해서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답해줄 수 없다"며 "다만 대한전선 등을 인수하는 등 M&A에 적극적인 것은 미래 먹거리를 얻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견건설사의 변화는 적절한 조치라 평하기도 한다.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중견건설사의 주된 사업인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중견 건설사의 먹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전략 변화가 시기상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 2곳이 모두 호남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진 건설사로서 정치권과의 연관고리가 있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런 소문도 있지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해당 지역의 건설사들이 유독 승승장구 하다보니 나오는 낭설에 불과하지 않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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