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원자재펀드 '인기', 혹시 '막차'?
곡물·원자재펀드 '인기', 혹시 '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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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銀, 판매 적극적…가격 폭등 "이달말 정점"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곡물·원자재펀드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곡물·원자재펀드 판매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값이 오를 대로 올라 이달말이 정점 될 것이라는 '상투설'이 나오고 있어 곡물·원자재펀드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증시 불안정으로 기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국제 곡물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곡물·원자재펀드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반면 신규 주식형 펀드들로의 자금유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1주일간 9개 유형의 펀드 중에서 원자재펀드로만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부펀드 역시 자산의 1%인 300억달러를 석유, 곡물 등 상품시장에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이에 발맞춰 원자재 관련 상품을 내놓았으며 이들 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최근 신한은행은 '펀드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경기 둔화 논란이 일고 있는 선진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축소하되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 상품의 비중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인한 달러화 약세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M&A 등 관련 기업 간 합종연횡이 가시화하는 등 시장환경이 우호적인 편이라는 것.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에너지 및 원자재 관련 '메릴린치 월드에너지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RICI Enhanced 농산물 지수'에 연동하는 '산은 짐로저스 애그리 인덱스 파생 펀드'를 하나은행은 '도이치에그리비지니스'와 '미래에셋 맵스 로저스 농산물 인덱스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곡물·원자재펀드의 인기에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자재의 가격이 이미 충분히 올랐으며 이달말이 정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
 
일부 금융권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현재 공급 부족과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인해 폭등하고 있지만 절대 수준을 살펴봤을 때 곧 정점을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원자재 펀드에 대한 '상투설'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올 4월부터는 북반구 지역이 원자재 비수기에 접어들게 되는 등 계절적으로도 원자재 가격의 상승폭이 둔화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6월부터 서브프라임 부실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게 되면 달러 가치가 회복되고 이는 원자재 가격 하락의 또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르면 4월부터는 수익률이 둔화되는 국면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원자재펀드에 이른바 '몰빵'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현재 곡물·원자재시장에서는 전형적인 투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곡물·원자재펀드와 같이 특정 산업이나 상품에 투자하는 섹터펀드의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상품펀드의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게 때문에 투자비중의 20%를 넘기면 안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은행은 유가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오일파생상품 펀드 판매로 큰 손실을 낸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의 화두는 주식·채권시장보다는 상품시장"이라며 "원자재가격의 폭등에 따른 파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큰폭의 하락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곡물가격 역시 상승률은 높았지만 절대가격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특히 공급의 비탄력성과 재배면적의 축소, 기후로 인한 변동성이 큰 수확량 등으로 인해 곡물자원은 더욱 희소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선영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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