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MZ세대 놀이터' 메타버스에 올라타다
[디지털금융] 'MZ세대 놀이터' 메타버스에 올라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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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와 접점 늘리고 향후 수익 창출도 기대
은행·보험·카드사, 메가트렌드 '메타버스'에 참여
디지털자산과 융합시 금융시장 영역 확대 예상
하나은행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활용해 주말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활용해 주말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서울파이낸스 기획취재팀] "미래의 수익, 지금이 메타버스에 올라탈 골든타임."

'메타버스'가 금융권의 메가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커지면서 금융권의 시선은 디지털로 구현한 가상의 세계인 메타버스로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이 메타버스로의 발걸음을 강하게 채근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경제 주체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자체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특히 전통 금융권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실기한 탓에 금융 후발주자인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격을 따돌리지 못한 채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반면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면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는 금융권에겐 새로운 '기회의 땅'인 셈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메타버스 플랫폼 내 가상영업점을 통해 금융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만큼, 메타버스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성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메타버스 영업점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는 은행권의 비대면 디지털 전환 전략과도 궤를 같이 한다.

◇초월공간 '메타버스'···경제활동까지 가능하다

금융권의 뉴트렌드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3차원의 가상현실 공간을 넘어 '사회·문화적 활동이나 경제적인 활동이 가능한 초월공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메타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 사이의 연결 방식을 비대면으로 바꾸면서 경제활동의 기능까지 가져온다는 점이다. 예컨대 현실의 나를 본뜬 아바타를 만들고 그 아바타를 사회·경제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공간으로 들여보낸다고 가정했을 때, 참여자들은 상황에 따라 물리적 제약 없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게임과 비교하면 메타버스의 개념을 좀 더 이해하기 쉽다. 캐릭터를 만들어 가상의 공간에서 타인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게임과 비슷하지만, 메타버스는 단순히 게임이나 가상현실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만을 뜻하진 않는다. 

메타버스에선 가상공간에서의 회의·온라인 교육을 넘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도, 그 공간 속 화폐를 현금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 내에서 가상화폐(로벅스)를 이용해 현금화할 수 있는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 로블록스처럼 말이다. 실제 세계의 확장판인 셈이다. 이때 금융권에선 자금 중개 역할 등 메타버스 세상 속 금융 부분을 맡을 수도 있다.

◇금융권, 왜 메타버스에 빠졌나?

금융권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비대면·디지털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자 금융권은 인터넷뱅킹을 넘어서 새로운 가상 창구로 활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대안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현재 금융권의 입장에서 메타버스를 쉽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메타버스 내 지점을 개설하는 것이다. 초반엔 금융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영업점 역할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보안과 기술 문제, 법 개정 등만 해결된다면 금융 상담을 받고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권의 오프라인 서비스 이용률이 한 해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타버스를 접목한 디지털 점포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위기감도 메타버스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일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일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경제활동의 핵심 중추가 될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 역시 또 다른 이유다. 3040세대가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에 열광했듯 메타버스는 'MZ세대 놀이터'로 불린다.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의 이용자 중 10대 청소년 이용자의 비중은 80%에 달한다.

MZ세대가 금융산업에서 전방위적 영향력을 미칠 뿐 아니라 핀테크·빅테크의 초고속 성장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권엔 지금이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탈 '골든타임'이라는 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자체 플랫폼 구축···은행권, 메타버스 사업 전략 강화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인지한 금융권도 최근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은행, 보험, 카드 등 업권을 가릴 것 없이 메타버스 사업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우선 은행권에선 신한은행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자체 앱인 '신한 쏠(SOL)' 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들이 쏠이 아닌 메타버스에서 금융업무를 처리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는데, 개발업체 선정 후 본격적으로 활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미국 스타트업 게더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에 'KB금융타운'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재택근무 직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향후 IT기업과 협업해 금융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아바타·AI를 활용한 메타버스 영업점을 구축해 상담·이체·상품가입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우리은행은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민간 'K-메타버스 연합군'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하나은행은 아예 디지털경험본부 조직 내 메타버스 전담조직인 '디지털혁신TFT'를 꾸리는 등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MZ세대 고객과 소통을 위한 체험공간 구축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보험·카드사도 메타버스 '열공'···"Z세대 라이프스타일 학습"

보험·카드사들도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고 사업에 연계하기 위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흥국생명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흥국생명은 이들과 협업하는 한편 메타버스 플랫폼 속 라이프사이클에 지속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도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게더타운을 활용해 가상 연수원 공간을 만들거나, 메타버스를 활용한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모두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행보다. 

카드사들은 메타버스 실험에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메타버스 주 이용자인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학습해 잠재고객으로 끌어안고, 메타버스 내 결제 플랫폼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곳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다. 신한카드의 경우 금융권 최초로 글로벌 메타버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Z세대 맞춤형 선불카드를 출시하는 한편 제페토 내 가상공간 구축에도 나섰다. 신한카드는 선불카드를 통해 제페토에서 쓸 수 있는 10대 친화적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최근 제페토에 야외 콘서트장, 캠핑장 등 총 6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하나카드 월드'를 출시했다. 제페토 이용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경계를 넘나들며 재미있는 경험을 하는 사이에 하나카드의 문화적 코드를 각인시킨다는 구상이다. 하나카드는 향후 이곳에서 '하나TV 뮤직콘서트'와 같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 고객 간 소통채널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가 메타버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금융권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와의 접점이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앞으로 디지털자산과 융합되면 새로운 금융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점에서 메타버스는 금융권 미래의 수익"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김현경 우승민 박성준 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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