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임금교섭 첫날 팽팽한 기싸움
삼성전자 노사, 임금교섭 첫날 팽팽한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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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서 절차·일정 협의 예정이었으나 1시간20분 만에 중단
사측 협상 대표 '급' 놓고 이견···회사 "전년 대표와 동일 직급"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삼성 서초사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교섭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가운데 창사 52년 만에 처음으로 극적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임금교섭을 위한 노사 양측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면서 향후 교섭 과정의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5일 오후 2시께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2층 교섭장에서 2021년도 임금교섭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상견례에서는 임금교섭 교섭 절차와 이에 대한 일정 협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협상 대표의 '급'을 놓고 이견을 빚으면서 약 1시간 20분 만에 조기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회사의 대표 교섭위원이 지난해 전무급에서 올해 상무급으로 내려간 점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상견례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만간 상견례를 다시 열고 정식으로 교섭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측은 "일반적으로 사측 교섭 대표로는 DS인사그룹 담당 책임자가 나가게 돼 있는데 올해 인사 발령에 따라 DS인사그룹장이 전무에서 상무로 바뀐 것"이라면서 "노조 측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올해 교섭에서도 같은 직책과 업무를 담당하는 대표가 협상에 나선 것이지 협상 대상 '급'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사천리로 쭉 진행되면 좋겠지만 임금교섭이란 게 서로 기싸움을 하고 이견이 표출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대화 의지를 가지고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다, 오늘은 대화를 시작했다는 자체의 의미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 공동교섭단의 요구안에는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원) 및 코로나19 격려금(1인당 약 350만원) 지급,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3월 사내 자율기구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총 7.5%의 임금 인상을 결정했는데 노조와 다시 임금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임금 인상 폭과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교섭에서는 1000만원 임금 인상과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안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교섭에 대비해 협상안을 만들고 있지만 기존 노사협의회 합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8년 첫 노조 설립 이후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타결된 적은 없다. 그간 삼성전자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 등을 결정해 왔다.

한편 임금협상을 위한 다음 교섭 일정은 추후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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