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이어 '판타지아'도 디폴트 위기···중국판 '리먼 사태'?
헝다 이어 '판타지아'도 디폴트 위기···중국판 '리먼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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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에 있는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헝다가 개발한 광저우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Evergrande)그룹이 홍콩 증시에서 거래 정지된 가운데 또 다른 부동산 개발 회사 판타지아(화양년홀딩스)도 채권 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파산 위기를 맞았다. 

헝다 위기가 아시아 고수익 채권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로 전이되며 중국 부동산 위기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에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시간 11일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10월 4일(이하 현지시각) 판타지아가 이날 만기가 도래한 2억570만달러(약 2480억원)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주가도 50% 이상 폭락하고 채권 2개에 대해 거래도 중단됐다. 판타지아는 성명을 통해 "경영이 정상적이며 투자자들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채무 보호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명에도 불구하고 가조업 그룹, 하남건업 부동산, 녹지그룹 등 부동산 업체들이 발행한 채권이 폭락한데 이어 시아멘 유저우 미래 부동산, 오원 부동산, 양광성그룹, 광저우 R&F 부동산 등의 본토 발행 채권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판타지아의 자회사인 부동산 관리 업체 컨트리가든서비스도 같은 날 만기가 돌아온 1억800만달러(약 1302억원)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판타지아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수준인 CCC-로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내렸다. 무디스 역시 B3로 한 단계 낮췄다.

앞서 3대 국제신용평가사는 헝다의 신용등급에 대해서도 6월부터 연쇄적으로 강등한바 있다. 피치는 9월에만 두 차례 헝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부채가 3000억달러(약 361조8000억원)에 이르는 헝다는 9월 23일과 29일 각각 달러표시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1007억원)와 4750만달러(약 573억원)를 갚지 못하고 30일간 지불을 유예한 상태다. 달러표시채권이 200억달러(약 24조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신용등급이 낮은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채권 금리가 최근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경영 위험이 커졌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부채 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작년 9월 자산부채비율 등 세 가지 기준의 마지노선을 부동산 개발 업체에 적용하면서 이들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고수익 채권을 추종하는 ICE 지수 투자자들이 9월에만 10%의 손실을 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같은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파산 위기는 채권을 보유한 중국 은행들 및 건설사 등 협력업체, 미국·스위스·프랑스 등의 대형 금융사들로 최종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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