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발사에 성공했다. 다만 모사체(더미) 분리 이후 궤도 진입에는 실패해 미완의 성공을 거뒀다.
이날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로를 통해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하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리호는 이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당초 발사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5시에 발사됐다. 발사지연은 발사대 하부 시스템 및 밸브점검 때문이었다.
누리호는 발사 후에는 약 5분 만에 고도 300㎞를 넘어섰고, 발사 약 10분 뒤에는 고도 650㎞에 도달했다. 비행을 시작한 후 약 15분 뒤에는 모사체 위성 분리에 성공해 비행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 시키는 것에 이르지 못했다.
절반의 성공이지만 누리호 발사는 한국이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까지 1톤급 이상의 중대형 우주 발사체를 자체 기술로 발사한 나라는 러시아·미국·EU(유럽연합)·중국·일본·인도 등 6개국뿐이다. 나머지 3개국 즉 이스라엘과 이란, 북한의 발사체 탑재 능력은 300㎏ 이하 위성으로 제한된다.
누리호는 37만개 부품 개발 전 과정을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맡아 완성했다. 2010년 3월 개발이 시작된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총길이 47.2m, 중량 200t으로 추력 75t급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팅으로 묶여 1단부, 추력 75t급 액체엔진 하나가 달린 2단부, 추력 7t급 액체엔진이 달린 3단부로 구성됐다.
또 누리호는 국내 기업 300여곳에서 500여 명이 참여했다. 전체 사업비의 80%인 1조5000억원이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참여 기업에 쓰였다.
누리호는 앞으로도 다섯 차례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번에는 1.5t의 더미 위성을 탑재했지만, 내년 5월 2차 발사에선 0.2t의 성능 검증 위성과 1.3t의 더미 위성을 함께 싣는다. 또 2027년까지 4차례의 추가 발사를 통해 발사체 및 기술의 안전성, 신뢰성 등을 검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