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미국과 유럽 정·재계 인사들과 연이어 회동하는 등 '글로벌 스토리'를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출국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미치 매코널(캔터키주)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양당 지도자들을 만나 SK의 미국 내 친환경 사업 비전 등을 소개하고 의견을 나눴다.
매코널 대표는 상원의원으로 37년째 원내 대표로 15년째 재임 중인 '공화당 서열 1위' 정치인이다. 클라이번 의원도 민주당 하원 서열 3위다.
최 회장은 "SK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목표를 세우는 등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미국에 투자할 520억달러 중 절반 가량을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에너지솔루션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해 미국 내 탄소 감축에도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또 테네시주 지역구의 마샤 블랙번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과도 만나 "SK온이 건설중인 조지아 공장에 이어 포드와 합작해 켄터키와 테네시주에 2027년까지 설립하기로 한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면 3개 주에서 모두 1만1000여명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 의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최근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캔터키주와 테네시주에 114억달러를 투자해 129GWh 규모의 공장 2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의원들은 "SK 배터리 사업이 미국 배터리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향후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배터리 생태계 구축 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지역 대학들과 협업해 인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이 외에도 하원 외교위 아태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 한미 우호 증진과 바이오 등 미래사업 투자 활성화, 기후변화 대처, 지정학 현안 등 폭넓은 주제로 환담했다.
지난 1일에는 짐 팔리 포드 CEO와 화상회의에서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양사 간 지원을 아까지 않기로 하는 한편, 향후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 일정을 마친 최 회장은 곧바로 헝가리로 이동해 유럽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순방단과 합류해 헝가리 상의회장 면담, 한국-비세그라드 그룹(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 참석, 국빈만찬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미국 내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SK뿐 아니라 한국 재계 전반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글로벌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는 ESG경영을 통해 글로벌 각지의 폭 넓은 지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