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포스코, 통신업종 등 탄소 배출량 오히려 증가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년 새 온실가스 배출량을 9%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tCO₂) 감축 의무가 있는 19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4억5220만톤으로 2018년 대비 9.3%(4624만톤)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총 18개 중 13개 업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고, 이 중 6개 업종은 배출량을 10% 이상 낮췄다. 에너지 업종의 감축률이 36%(677만톤↓)로 가장 컸다. 이어 보험(26%·2만톤↓), 운송(21.5%·31만톤↓), 공기업(18.5%·4184만톤↓), 건설·건자재(16.6%·303만톤↓) 순으로 감축률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제약(29.6%·7만톤↑)과 통신(15.5%·48만톤↑), 서비스(14.5%·7만톤↑), 철강(7.4%·784만톤↑), 조선·기계·설비(2.6%·4만톤↑) 등 5개 업종은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다.
기업별로는 전체의 66%에 해당하는 130개 기업에서 배출량이 감소했다. 이 중 배출량을 1000만톤 이상 줄인 2곳을 포함한 10개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만톤 이상 줄였다. 이들 10개 기업의 감축량은 전체의 10.3%에 달한다.
감축량 상위 5개 기업 중 4곳은 남동발전, 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이 차지했다. 남동발전이 2018년 5758만톤에서 지난해 4251만톤으로 1505만톤을 줄여 감축량이 가장 컸다. 남부발전(1139만톤·28.2%↓)과 서부발전(753만톤·19.8%↓)은 2위와 3위, 동서발전(464만톤·11.7%↓)은 5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민간기업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유일하게 감축량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에너지는 625만톤을 감축하며 4위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195만톤·29.1%↓)와 KCC(113만톤·67.6%↓)도 온실가스를 100만톤 이상 줄였다.
이와 달리 현대제철, 포스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에쓰오일 등 67개 기업은 인수합병(M&A)과 공장 신·증설 영향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를 기존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확대하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8년 7억2763만톤이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억3658만톤까지 낮춰야 한다.
2018년 기준 500대 기업 중 의무 신고 대상인 197곳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4억5220만톤으로, 국가 배출량의 68.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목표대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하는 만큼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