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해외진출 전략 '제동'
국민銀, 해외진출 전략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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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BII 지분 매각 검토 중
전문가 "동남아 진출 쉽지 않을 것"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민은행의 해외진출 전략인 'KB 트라이앵글 네트워크' 구축에 제동이 걸렸다. KB트라이앵글의 한 축으로 삼았던 인도네시아 6위 은행인 BII(Bank Internasional Indonesia) 인수가 사실상 무산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보유 중인 BII 지분 14%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KB트라이앵글 네트워크' 해외진출 전략은 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중국의 세 축으로 이뤄진다.
최근 국민은행은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카자흐스탄의 BCC 인수에 성공했다. 특히 카자흐스탄 BCC 인수의 경우 무려 1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하면서 국내 은행의 해외 투자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최근까지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현지 사무소나 출장소로 시작해 지점이나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BCC 인수로 중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국민은행은 이번엔 동남아시아로의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국민은행이 지난 2003년 말 싱가포르 투자기관인 테마섹과 함께 '설악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BII 지분 56%를 사들인 바 있어 동남아 진출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시아 메이뱅크(MayBank)가 테마섹으로부터 BII지분 42%를 11억3천만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함에 따라 동남아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 국민은행도 BII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테마섹으로부터 지분 42%를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메이뱅크가 워낙 높은 인수가를 제시해 국민은행으로서는 사실상 BII 인수를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민은행으로서도 상당한 차익을 남기게 돼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이뱅크가 제시한 인수가는 시장가격보다 23% 가량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최근M&A 이슈로 몸값이 비정상적으로 뛴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국민은행도 '보유'보다는 '매각'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최근 "BII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되팔아 수익을 창출한 뒤 향후 다른 곳에 투자하면 된다"고 말해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NH증권 김은갑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이 지분 매각 시 3천억원의 이익을 남길 수는 있으나 경영권 확보와 시장 진출을 노렸던 만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라며 "국민은행의 해외진출 전략인 인도네시아 중심의 동남아시아, 카자흐스탄을 기반으로 한 중앙아시아, 중국을 잇는 트라이앵글 네트워크 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다른 전문가는 "BII의 인수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뛴 것은 해외자본의 유입 때문"이라며 "국내 은행들이 원하는 '적당한 가격'의 인수 대상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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