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금융권 '원앱 전략' 대세
"뭉쳐야 산다"···금융권 '원앱 전략'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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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생명·카드·증권 4개社, '종합플랫폼' 출시 예정
'슈퍼앱' 토스, 성장세···기존 금융권도 '통합 작업' 분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하나의 플랫폼을 잘 구축하면 이용자가 몰리고 공급자·서비스는 늘어난다. 공급이 증가하면 더 많은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이용하게 된다. 일명 '네트워크 효과'다. 토스·배달의 민족 등 빅테크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이 효과, 최근 금융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금융사들도 은행·보험·카드·증권 등의 금융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시너지를 내는 '원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생명·카드·증권 등 4개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통합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중복고객이 포함된 숫자지만 4개사의 가입자를 더하면 약 3200만명에 이른다. 중복되는 숫자를 제외한 고객 수는 20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객 규모가 큰 만큼, 삼성 금융계열사가 하나의 플랫폼에 담기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합앱은 '모니모(가칭)'로 불리고 있다. 전체적인 앱 개발은 지난해 4월부터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현재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삼성화재·삼성생명이 각각 174억원, 143억원을 출자했다. 삼성증권 출자액은 74억원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불투명한 삼성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난 4일 암 보험금 미지급 소송과 관련 중징계 통보를 받으면서, 향후 1년간 금융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에 브레이크가 가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생명이 징계를 수용할 경우 삼성카드 등 자회사도 같은 제한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삼성 금융그룹이 기존 사용자를 등에 업는 '금융 슈퍼앱', 즉 모든 금융서비스를 앱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원앱'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 고객 수가 많은 삼성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 볼 만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앞서 토스가 한 앱에서 보험·증권·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앱 전략으로 금융권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도 지켜 봤기 때문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토스의 사용자 수(1397만4762명)는 카카오뱅크 사용자 수(1317만154명)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 스타뱅킹과 신한 쏠 사용자는 각각 1036만2569명, 948만8829명을 기록했다.

종합플랫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금융권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흩어진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 모으는 작업에 착수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KB페이 앱을 전면 개편해 KB국민카드 모바일 홈의 주요 기능을 통합했다. 대금 결제, 카드발급, 각종 신고 등 KB국민카드 앱의 주요 기능을 KB페이 앱에 추가한 것이다. KB금융은 은행·카드·캐피탈의 대출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금리 비교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하나카드도 지난달 간편결제 플랫폼인 '1QPay(원큐페이)'를 중심으로 앱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 모바일 간편결제와 마이데이터 사업을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원큐페이에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부산은행 등도 여러 앱에 걸쳐 있던 서비스를 한곳에 모으는 것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확보된 고객 수가 많다는 점은 네트워크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배달 플랫폼 중에서도 외면받는 플랫폼이 있고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곳이 있다. 결국 시스템·서비스 완성도에 따라 플랫폼 전쟁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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