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으로 인한 국내외 화장품 시장 위축에 시름을 앓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간만에 웃었다. 온라인 채널이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중국에서 럭셔리 브랜드 매장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개선된 덕이다.
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3562억원으로 전년보다 136.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은 5조3261억원으로 8%, 순이익은 2920억원으로 1224.3% 늘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434억원으로 140.1% 늘고, 매출은 4조8631억원으로 9.7%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온라인과 면세 채널이 성장을 주도했고, 해외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매출이 14% 성장한 가운데 온라인 매출은 40% 뛰었다. 설화수 같은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라네즈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도 온라인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해외시장에서는 럭셔리 브랜드 약진과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작업의 성과로 매출은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이 190% 뛰었다. 중국에서는 설화수 매출이 50% 증가하며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기타 아시아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휴점과 단축 영업 여파로 매출이 줄었다. 북미에서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아마존에 입점하며 판매 채널 다변화가 성과를 냈고, 유럽에서도 이니스프리가 세포라에 진출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주요 계열사 실적은 줄줄이 감소했다. 자연주의 화장품 계열사인 이니스프리는 온라인 매출 성장에도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영향으로 매출이 3072억원으로 11.9% 감소했고, 1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색조화장품 계열사 에뛰드는 오프라인 매장 축소 영향으로 매출이 5.1% 감소했다. 반면 차(茶) 전문 자회사 오설록은 선물하기 시장 입지 강화로 온라인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은 650억원으로 36.2% 늘었고, 영업이익도 32억원으로 3386.3%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위닝 투게더(Winning Together)의 경영방침 아래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 3대 전략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룹 측은 "강한 브랜드 완성을 위해 엔진 상품 육성, 시장 분석 및 고객 대응 강화, 뉴 뷰티 비즈니스 확장을 시도하고, 디지털 대전환과 관련해 콘텐츠 역량 강화, 커뮤니티 팬덤 구축, 디지털 기반의 사업 모델 혁신을 할 계획"이라며 "사업 체질 혁신을 목표로 공감 기반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새로운 경영 체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