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의 外人, '보약'인가 '독약'인가?
채권시장의 外人, '보약'인가 '독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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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보경 기자]<ich-habe@seoulfn.com>지난해 말 이후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채권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혼란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의 채권매수가 급증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재정거래 청산과정에서 투자자금의 급격한 이탈 및 시장교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정부 들어 한국은행은 스왑시장의 불안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은 큰 기대를 않치만, 오히려 그만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지난 한해동안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 및 보유잔액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보유잔액은 지난 2006년 4.6조원에서 지난해 11월 30.5조원으로 크게 상승했으며, 보유비율 또한 0.59%에서 3.68%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채권 순매수 규모는 4.7조원 가량으로 전월보다 146.7% 늘었다. 특히, 통안채에 대한 투자는 4배 가량 급증해 3.6조원으로 조사됐다. 이달들어 외국인들은 채권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에서 모두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통안채를 중심으로 일평균 2,700억원 규모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들의 거래는 방향성보다는 재정거래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간헐적이지만 꾸준한 거래 형태를 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시장충격을 최소화하지만 장기물 및 특정 만기물에 거래가 집중돼 있다. 때문에 단·중기 금리의 상방경직성으로 작용하거나 기간금리 역전현상과 같은 이상현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 은행자금사정 악화 및 남북관계 등 국내 이슈가 터져나오면, 외국인들이 한번에 자금을 빼내 심한 쏠림현상을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같은 쏠림현상이 채권금리 급등과 스왑시장 혼란 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데, 한은이 정책금리를 인하한다면 무위험 재정거래를 추구하는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을 뺄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거래시 외국인 재정거래 물량의 포지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며 "장단기 역전 레벨에 대한 변동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무위험 재정거래 포지션을 주요 경계대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미래에셋증권 유승선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경기 및 물가 수준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왑연계 물량이 많아 대부분 만기까지 보유할테지만 환율상승으로 스왑포인트가 축소되고, 정책금리 인하로 인해 시중금리가 하락한다면 추후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시장에 들일 자금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경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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