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영공 폐쇄에 하늘길 차질 잇따라···대한·아시아나도 긴장
러 영공 폐쇄에 하늘길 차질 잇따라···대한·아시아나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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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문제 삼아 자국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금지시킨 유럽 등 36개국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맞대응하면서 하늘길이 대거 막히게 됐다. 정부와 국내 항공사들은 아직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이 러시아 영공 제재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우회경로 등 대응계획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3일 인테르팍스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항공청(로스아비아치야)은 영국, 독일, 캐나다 등 36개국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자국 영공 진입을 제한키로 했다.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앞으로 제재 대상 국가들로부터의 비행은 러시아 연방항공청이나 외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다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영공 진입 금지 조치를 취한 것에 따른 보복 조치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 달 27일 "우리는 러시아인들에게 EU 상공을 닫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소유하고 있거나 등록 또는 통제하고 있는 모든 항공기의 금지를 제안할 것이다. 이들 항공기는 더는 EU 영토에서 이착륙하거나 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제재로 인해 유럽에서 러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향하는 일부 항공기의 운항이 일시 중단되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와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인천공항과의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독일 루프트한자도 지난 1일 이 같은 여파로 인천-뭔헨 항공편을 취소하면서 165명의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에어프랑스도 파리~인천 노선에 대해 러시아 영공을 지나지 않고 카자흐스탄 등을 거치는 우회 항로 노선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국과 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피난민들을 돕기 위해 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등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러시아의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러시아가 한국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진 않지만 지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항공사들과 소통하며 대비책 수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적사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는 노선을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매주 1회 인천~러시아 모스크바 여객 노선을 운항 중이다. 모스크바를 경유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화물 노선은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모스크바 여객 노선을 운항하지 않고 있지만 인천에서 모스크바를 경유해 유럽으로 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영국 런던 화물 노선을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양사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러시아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비행기를 정상적으로 띄우고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의 현지 동향을 파악해 우회 항로 활용 등의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동향을 파악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만일 러시아가 한국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항공사들은 우회항로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운항 시간은 기존보다 2시간 30분 이상 늘어나게 된다. 러시아 영공이 폐쇄되면 화물기 운항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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