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우호적 이슈 지나치게 저평가···호실적 가능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대외적 이슈에 국내 증시가 부침을 겪으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종목 저마다 전망이 엇갈리는데, 호실적과 저평가 매력에 따른 낙관론을 내놓는가 하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상승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 가운데 대장주 삼성전자를 제외한 종목 모두 지난해 말과 비교해 순위가 한 계단씩 밀렸다.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이 1월 상장과 동시에 2위로 올라선 영향이다. 이들 모두 올 들어 10%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후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였지만, 현재 공모가를 46% 웃도는 43만6500원을 기록 중이다. 공매도 제한이 풀린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달 중순까지 35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전장까지 8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상승폭만 22.1%에 달한다. 80조원대 후반까지 밀렸던 시총도 100조원을 회복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LG엔솔의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향 원통형 전지 수요 강세로 소형 전지 매출과 수익성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000억원, 17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 6% 상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박스권에서 지루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8만전자' 탈환 기대감을 키웠지만, 되레 약세를 이어가며 현재는 7만원선마저 내줬다. 올 들어 주가가 10% 하락한 SK하이닉스는 지난 17일 시총 2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이내 내줬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증권가 진단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 불확실성 문제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업계 주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반영하며 급락했다"면서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변수도 많지만 우호적 이슈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어닝 시즌 실적 추정치 상향과 4월 고정거래 가격 상승 기대 등을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적극 매수'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올 들어 주가가 16.5% 빠지면서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사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영향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하반기 이후 수요 불확실성을 반영,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 타깃 멀티플 3.8%배로 10% 낮춘다"며 "중국과 러시아 시장의 부진으로 연결 실적 성장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이후 한국 공장 인원의 대규모 은퇴 시기 도래로 구조적 변화가 가능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