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접합부 결함은 "시공 품질 관리 미흡해"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2013년 DL이앤씨가 준공한 국립세종도서관이 불과 약 8년만에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았다. 당초 도서관 생애주기를 40년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주기의 20%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품질이 확연하게 떨어지는 것에 대해 DL이앤씨의 시공 품질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토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건물 파손을 인지 후 휴관과 재개관을 이어 온 국립세종도서관에 대한 안전진단을 진행한 결과 도서관 내에서 발생한 철골 파손과 건물 내 소음 등의 주요 발생 요인은 철골접합부 용접상태의 결함과 온도차 및 진동에 따른 구조물의 지속적인 피로 누적 등에 따른 것이다.
즉, 준공된 지 8년 밖에 된지 않는 국립세종도서관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D등급은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도서관은 오는 8월까지 보수를 위해 휴관을 연장했다.
현재 준공 30년 된 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가능해지는 상황에서 D등급보다 더 안전한 C등급을 받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즉, 8년 된 세종도서관이 30년 전 지어진 아파트보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특히나 국립세종도서관이 D등급을 받은 주요 원인은 '철골접합부 용접상태 결함'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공 당시 품질 관리가 미흡했던 점을 지적했다.
정재욱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건설현장은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을 가진 곳에서 온도나 풍속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아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면 용접을 최소화하고 기계적 이음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그러나 용접을 사용하는 건 공사비가 저렴해지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고, 용접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시공사는 현장에서 시공 품질을 위해 노력했어야 하는 데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 교수는 "용접 불량으로 인해 붕괴사고 발생했던 대표적인 곳은 성수대교로 우리나라 특성상 용접 불량이 안 나올 순 없으나, 준공 8년만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 자체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만큼 심각한 사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국립세종도서관은 발주처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실시설계 기술제안서 평가를 통해 'DL이앤씨 컨소시엄'의 제안서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시 DL이앤씨 컨소시엄은 기존 설계에서 대형 삼각형의 철골구조를 현장 접합하면 공사기한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기술제안서를 통해 이를 프리패브 공법으로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프리패브 공법이란 주요 자재와 구조체를 미리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새로운 건축공법이다. 용접을 외부 현장에서 진행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원인을 일부 차단할 수 있다.
최신 건축공법이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하자가 발생하자 세종도서관은 휴관을 결정했고, 국립세종도서관과 DL이앤씨는 보수 후 도서관을 다시 4개월 뒤 개관하기로 결정했다.
국립세종도서관 관계자는 "시공사인 DL이앤씨와 TF팀을 꾸려 도서관을 보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DL이앤씨에서 하자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만큼, 법적인 책임에 대해 묻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국토안전관리원의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건물 보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DL이앤씨는 국토안전관리원에 안전진단을 받기 전인 지난해 2월 도서관 건물 전체에 대한 구조안전진단을 한국강구조학회에 맡겼고 트러스 부재 보강판 시공 등 하자보수에 진행하며 해당 부실에 대해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진행된 국토안전관리원의 안전진단 결과가 D등급을 받았다.
한편, 해당 공사는 세종시 1-5생활권내 부지 2만9817㎡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2만1076㎡ 규모로 도서관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