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로 몸집 불리기 나선 인터넷은행···건전성 관리 '관건'
가계대출로 몸집 불리기 나선 인터넷은행···건전성 관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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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뱅·카뱅·토뱅, 한 달 새 1조1279억원 증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리스크 '경고음'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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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출 파이를 키우기 위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 역시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대출 잔액은 37조2718억원으로, 3월 말(36조1439억원)보다 1조1279억원(3.12%) 늘었다.

토스뱅크의 대출 잔액이 4개월 동안 2조3000억원가량 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으며, 케이뱅크(1조900억원)와 카카오뱅크(3950억원)도 가계대출 잔액이 늘었다.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에만 1조1916억원 늘어난 데 이어 2월 6580억원, 3월엔 8114억원 증가한 바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은행권과 대조적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전월(703조1937억원)보다 8020억원(0.11%)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6조6612억원(0.93%) 줄어든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의 여신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주요 이유로는 낮은 금리, 대출 편리성 등 비교적 소비자에 유리한 조건이 꼽힌다. 특히 최근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여신 잔액이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한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 잔액이 2조6912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2269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까지 총 2조5000억원가량의 중·저신용 대출을 공급했는데, 전체 여신 중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대출상품 확대를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한 점도 대출 잔액이 늘어난 이유다. 지난 2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인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안으로 주담대 가능 지역을 확장하고, 최근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인 '사장님 대출'을 내놓은 토스뱅크는 전세자금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에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상품 라인업이 갖춰지면 대출 증가폭은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늘어난 대출만큼, 위험 관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격적으로 확대한 중·저신용자 대출이 연체율과 부실률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는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는 등 신용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신용대출 비중을 줄여나가는 한편, 전월세대출과 주담대 담보대출의 비중을 확대해 자산 건전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목표치만큼 확대하면서 건전성을 유지하는 게 사실 쉽지 않다"며 "CSS(신용평가시스템) 구축·고도화 작업과 신용대출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해 주기적으로 리스크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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