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빚부담에 쪼들려···일하는 청년·고령층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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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활률 올해 7월 기준 64.8%···2000년대 이후 최고
고학력·1인가구 확대·자산불평등···사회구조 변화 원인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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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이 추세적으로 올라서는 가운데 이런 경활률 증가에는 핵심노동연령층(30~59세)보다 청년(15~29세)과 고령층(60세 이상)의 활동 참가율이 늘어나는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노동공급 확대 요인 분석: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활률은 지난 2009년 4분기(60.9%)에 저점을 찍은 뒤 올해 7월 기준으로 64.8%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말한다. 즉, 과거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고 난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구조가 큰 폭으로 변화한 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가 가장 활발한 시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추세적으로 경활률이 하락하고 있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시기적으로 살펴보면 경활률 상승폭은 지난 2010~2015년 중 1.66%p 상승한 뒤, 2015~2022년 중 0.87%p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는 출산율 저하, 노년층 증가 등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영향이다. 다만, 개별 연령대의 경활률은 경제 전체 경활률의 상승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인구변화 이외의 구조적 요인들이 가계의 노동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과 비교해 2021년 청년층과 고령층의 경활률 상승폭은 각각 4.0%p, 7.3%p로 핵심노동연령층(2.0%p)보다 높았다. 특히 핵심노동연령층 경활률은 2014년 이후 보합세를 보였다.

먼저 청년층의 경우 △고학력자 비중 상승 △여성 미혼 비율 상승 △청년층 가구주 증가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노동공급이 활발한 고학력자(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비중이 지난 2015년 19.3%에서 2022년 상반기 22.1%으로 뛰는 등 청년층 노동공급이 확대됐다. 고학력자의 경우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임금도 높아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25~29세 기혼·미혼여성의 경활률(2015~2022년 상반기 평균)이 각각 53.8%, 81.3%로 큰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같은 연령대 여성의 미혼 비율은 2015년 71.7%에서 22년 상반기 85.1%로 13.4%p 상승했다. 또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청년 가구주가 확대됐다는 점도 청년층 노동공급 확대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에는 △생활비 부족 △자산불평등 확대 △공공일자리 증가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고령층 중 나이와 직업유무에 상관없이 계속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인구 비중이 2015년 53.0%에서 2021년 62.6%로 상승했는데, 이는 주로 재정적 사유에서 기인한다. 또한 고령층 가구 간 자산불평등 확대는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계층의 노동공급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령층 가구의 순자산을 3분위로 나눠보면, 2017~2021년 중 순자산이 많을수록 순자산이 더 많이 증가해 자산불평등이 확대됐다. 이외에도 공공부문의 노인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민간부문에서 취업이 어려운 취약계층(65세 이상, 중졸 이하 저학력)의 노동공급을 확대했다.

한은은 "청년층의 노동공급이 중장기적으로도 지속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출산에 대한 경제적 지원 확대, 어린이집 설치 의무화 기준 변경 등을 통해 청년층 여성이 결혼·출산 후에도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들의 노동공급 확대가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국가 주도의 시니어인재센터 설립 등)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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