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인플레 공포에 증시 2%대 급락···환율 1390원 돌파
미국發 인플레 공포에 증시 2%대 급락···환율 139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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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시총 상위株 동반 급락
환율 20원 급등, 13년 5개월 만 '최고'
14일 오전 코스피지수 추이
14일 오전 코스피지수 추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전날 나란히 2%대 급등했던 코스피·코스닥이 14일 상승폭을 모조리 반납했다. 원·달러 환율은 20원 이상 급등, 1390원을 넘어서며 13년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부각한 영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이언트 스텝이 당분간 이어지고, 이번 회의에서 1%p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은 형국이다.

이날 오전 9시1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63.10p(2.58%) 하락한 2386.44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07p(2.41%) 내린 2390.47에 출발한 뒤 장중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6.37p(3.94%) 급락한 3만1104.97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77.72p(4.32%) 떨어진 3932.69로, 나스닥 지수는 632.84p(5.16%) 폭락한 1만1633.57로 거래를 마감했다. 3대 지수의 하락률은 모두 2020년 6월 11일 코로나19 재유행 우려에 5~6% 폭락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미국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올라 전달 기록한 8.5%보다는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치인 8.0% 상승을 웃돌았다.

CPI 발표 이후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1%p 인상할 가능성이 30% 이상으로 상승했다. 여전히 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이 60% 이상으로 우세하지만,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보다 더 강한 긴축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광범위한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큰 폭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특히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00b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부각하는 등 전일과 다른 양상을 보인 점은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미국의 물가 상승을 견인한 주거비의 경우, 주택가격 하락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증시는 낙폭을 확대하기보다는 달러화의 추이와 함께 중국 증시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CPI 쇼크에 따른 미국 증시 패닉셀링에 영향을 받아 상승분을 되돌릴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도 패닉셀링이 출현할 소지는 있지만, 이에 동참하기보다는 9월 FOMC까지 적극적인 포지션 변경은 유보한다는 전략으로 금일 시장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2억원, 731억원어치 내다 팔며 지수 급락을 이끌고 있다. 개인은 1298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305억64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업종별로 서비스업(-3.60%)과 의약품(-3.13%), 철강금속(-3.09%), 건설업(-3.05%), 운수창고(-2.81%), 증권(-2.82%), 기계(-2.75%), 유통업(-2.57%), 전기전자(-2.60%), 금융업(-2.52%), 제조업(-2.42%), 섬유의복(-2.68%), 화학(-2.38%), 의료정밀(-2.80%), 보험(-2.36%) 등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하다. 대장주 삼성전자(-2.93%)를 필두로 LG에너지솔루션(-0.80%), SK하이닉스(-3.16%), 삼성바이오로직스(-3.09%), LG화학(-2.56%), 현대차(-1.75%), 삼성SDI(-1.83%), NAVER(-4.82%), 기아(-1.35%), 카카오(-4.71%) 등이 일제히 떨어지며 지수 급락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853곳)이 상승 종목(41곳)을 압도하고 있고, 변동 없는 종목은 41곳이다. 

코스닥지수는 21.13p(2.65%) 내린 775.66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전일보다 20.86p(2.62%) 하락한 775.93에 출발한 뒤 낙폭을 3% 이상 확대하며 770선 초반으로 밀리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20원 이상 급등하며 단숨에 1390원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1원 오른 1394.70원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보다 19.4원 오른 1393.0원에 출발한 뒤 오름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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