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조기상환 불발에 해외 조달 '경고등'···한국물 가격·거래량 '뚝'
보험사 조기상환 불발에 해외 조달 '경고등'···한국물 가격·거래량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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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 사태 이후 외화채권 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한국물·Korean Paper)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들의 북클로징(book closing·회계연도 장부 결산)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가운데 한국물에 대한 거래가 사라지면서 해외채권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한층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에선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외 외화채권시장에서 흥국생명의 액면가 100달러 신종자본증권 거래 가격은 4일 72.2달러로, 이달 1일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공시 직전인 10월 말(99.7달러)보다 30% 가까이 급락했다.

그동안 한국물의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 행사가 암묵적인 관행이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달 상환을 예상하고 100달러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콜옵션 거부로 인해 상환 시기를 기약할 수 없게 되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동양생명,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금융권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가격도 이번 사태로 인해 동반 급락했다.

2025년 9월 콜옵션 만기인 동양생명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83.4달러에서 이달 4일 52.4달러까지 떨어졌다.

내년 8월 만기인 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96.6달러에서 이달 3일 88달러로, 2024년 10월 만기인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87.5달러에서 4일 77.8로 떨어졌다.

낮아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거래는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 따르면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이후 한국물에 대한 매수·매도 호가마저 사라졌다. 이달 들어서는 대다수 신종자본증권은 투매 수준의 물량 이외 실거래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보험사가 자금 조달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결국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일반 해외채권 수요가 줄고 발행 금리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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