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등에 실적 반등 요원···시장 변동성에 대응·감익 최소화에 만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시 침체 등 각가지 악재에 증권업계가 3분기 실적 쇼크를 받아든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특히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그간 사업 다각화·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약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졌다. 향후에도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이어져 실적 반등이 요원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저마다 감익폭을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89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급감한 수준이다. 당기순익도 76억원으로 80%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02억원, 누적 순이익은 4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6.4%씩 줄어든 규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258억원을 기록, 3년 연속 최대 실적 행진은 물론, 비슷한 규모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시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정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금융(IB)과 리테일 등 사업 부문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면서 "4분기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최대한 실적 방어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중소형사 실적 '투톱'을 이뤘던 하이투자증권도 크게 뒷걸음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600억원)에 비해 반의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761억원)보다 39.1% 감소한 1072억원으로 가까스로 1000억원대를 지켰다.
현대차증권도 3분기 영업이익 251억원으로, 38%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 487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한 분기 만에 반토막난 셈이다. 상반기까지 IB와 채권부문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섰지만, 하반기 들어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된 것이다. 그나마 상반기 비교적 선방한 덕분에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32억원으로, 19.1% 줄어든 데 그쳤다.
중소형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크게 뒤쳐졌지만, 다올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3분기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22.8% 감소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쇼크' 수준의 성적을 받아든 데 비해 선전한 편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324억원으로 35.5% 개선됐다. 업계 선두에 오른 메리츠증권과 함께 전년 대비 성장한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증시 부진과 뚜렷한 금리 상승에 더해 부동산 침체가 맞물리며 크게 악화된 영업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이에 양적 성장을 노리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더욱 비우호적 환경이 예상되기에,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며 실적 방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확대 등으로 증권업황 반등은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금 경색 우려까지 확산하면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실적 우려는 증폭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일부 증권사가 수익성이 낮은 부서를 폐지하고, 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 전운도 돌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상반기까지 사업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 틈새공략 등을 통해 대형사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 더 큰 악재에 맞닥뜨리며 급전직하를 보였다"며 "당분간 보수적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등 저마다 활로 모색에 주력하고 감익 폭을 최소화하는 데 골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