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관, 벤처기업 6.3조 공급 프로그램 신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위원회가 혁신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5년간 총 15조원 규모로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한다. 반도체,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신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해 유니콘기업으로의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도 창업·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6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4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벤처업계 간담회에서 금융권 투자 및 지원확대를 약속하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벤처기업은 우리경제 성장잠재력 확충과 고용창출의 중심으로, 원활한 창업·벤처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이 성장잠재력 있는 혁신적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과 민간자금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금융위는 5년간 15조원 규모로 조성될 혁신성장펀드를 통해 반도체, AI 등 신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혁신성장펀드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15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매년 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3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분야는 △혁신산업(반도체, AI, 항공우주 등 신산업·전략산업 분야 중소·벤처기업) △성장지원(창업·벤처기업의 유니콘기업 성장) 등으로 각 분야에 연 1조5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 운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 투자기준에 민간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한편, 경쟁공모를 통해 민간 모펀드 운용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보 등 정책금융기관에서는 재무제표와 담보가치보다 성장성 중심의 심사를 통해 창업·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6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특히, 기업은행은 벤처기업들이 초기 투자유치 이후 후속투자를 받기까지 자금이 부족한 기간에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일반 대출에 0% 금리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결합한 실리콘밸리 은행식 벤처대출을 도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벤처생태계에 민간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모험자본 기구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를 도입하고 공모규제도 합리화한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표준평가모형을 통해 기술특례상장평가를 내실화하고, 이를 통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이날 김 위원장은 금융권을 향해서도 "(벤처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공급과 창업기업의 보육·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벤처업계도 벤처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충분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임을 호소했다. 민간자금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모회사와의 시너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줄 것과 당장의 수익성보다 혁신분야에 대한 자금공급과 모험자본 육성에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금융권은 창업·벤처생태계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책금융기관은 내년 벤처투자규모를 확대하고 혁신성·기술력 중심의 여신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은행권도 핀테크업체는 물론 다양한 산업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투자규모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특히, 부산은행은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의 창업·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투업권도 민간주도 시장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그동안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발굴, 엑셀러레이팅, 자금공급, 상장, M&A 등 창업·벤처기업 전 생애에 걸친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은 우리경제의 혁신이 멈추지 않도록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며 "관련 예산확보와 법률개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논의에 적극 협력하고 벤처업계, 중기부 등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