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26.2원이나 폭등했다. 미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속도조절론에 가라앉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다시 부활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강세를 보였던 엔화의 추락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 핵심 재료로 풀이된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26.2원 오른 달러당 1318.8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0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30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1.5원 오른 1304.1원으로 출발해, 오전 중 1300원 초반에서 등락했다. 이후 점심 무렵 상승폭을 넓히며 12시 경 1310원을 돌파했으며, 장 마감 직전 1319.8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전일까지 1200원대에 머물며 하락세를 보인 환율이 돌연 반등한 원인은, 미 경기지표의 호조로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전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비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6.5로, 전월(54.4)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53.7)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책임자들이 파악한 경기 동향으로, 기준치(50)를 웃돌면 경기가 확장 국면임을 시사한다. 특히 10월 비제조업 PMI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미 상무부는 10월 공장재 수주 실적이 556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1% 증가한 수치로, 전문가 전망치(0.7%)를 크게 상회한다. 전일 발표된 11월 비농업 고용도 26만3000개로 시장 예상치(20만개)를 크게 상회하는 등 여러 경기 지표가 긍정적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경기 낙관론이 확산됐다. 장기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574%로 전일 대비 2.51%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387% 전일 대비 2.71% 상승했다.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위축됐던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부활한 것이다.
달러 가치 역시 상승했다. 전일 104.08선까지 추락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5.38선까지 상승한 것이다. 반대로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059달러에서 1.048달러까지 추락했으며, 파운드화는 파운드당 1.234달러선에서 1.218달러까지 절하됐다.
특히 달러당 134엔까지 절상했던 엔화는 현재 137.3엔까지 급격히 절하됐다. 이는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으며, 동시에 원화 가치 절하 재료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