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에 글로벌 주요국의 금리 인상을 비롯한 증시 주변의 악재 속에서도 이 회사의 주가는 선방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증권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메리츠증권만 유일하게 연초 대비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올해 증시 폐장일인 전날 메리츠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0.16% 상승한 6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 대비 20.46% 상승한 수치로, 국내 상장된 14개 증권주가 포함돼 있는 KRX 증권지수가 연초 대비 28.48%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메리츠증권의 주가 상승은 지난달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각각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등을 통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각 사의 최근 3개년 주주환원율 평균(지주 27.6%, 화재 39.7%, 증권 39.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재무 지표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같은 정책에 해외 투자 업계도 찬사를 보냈다.
최근 미국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가 메리츠금융그룹에 최근 행한 주주 친화적 행보를 높이 평가한다는 내용의 공개 서신을 보냈다.
돌턴에 따르면 이들은 메리츠 경영진에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2일 보냈다. 돌턴은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와 고객 계좌 등을 통해 메리츠에 오랫동안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돌턴은 공개 서신에서 “최근 연결 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메리츠의 발표는 경영진이 효과적인 자산 배분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했다.
돌턴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경영진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는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이해충돌을 줄이며,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메리츠는 오랫동안 눈부신 영업실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주주 친화정책과 대규모 자산 배분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메리츠가 한국 시장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돌턴은 “주주가치 향상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그리 크지 않은 시장에서 메리츠는 주주가치에 영향을 주는 부분에서 의지를 보여주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았다”고 분석했다.
또 돌턴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관계없이 1주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경영진의 기본 원칙도 신선하다”며 “한국에서 드물게 메리츠 경영진이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존경한다”고 적었다.
이어 “다른 한국 기업의 경영진들이 메리츠를 보고 따르기를 기대한다”며 “이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