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미국 IBM이 지난해 2011년 이후 11년만에 매출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IT 수요 침체에 직원 3900명에 대한 정리해고에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구글 등 빅테크의 대규모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제임스 캐버노 IB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체 인력의 1.5%를 감축할 것"이라며 "IT 인프라 서비스 기업 ‘킨드릴’과 ‘왓슨 헬스’ 사업부의 분사 후 잔류 인원이 주 감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캐버노 CFO는 이어 "이번 감원에 약 3억 달러(약 3700억원)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성장성 있는 사업 분야에서는 고용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IBM이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향후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해 이번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IBM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605억3000만 달러(약 79조원)로 전년 대비 약 6%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매출이 7.1%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66억9000만 달러(약 20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이지만, 시장 전망치인 164억달러보다는 높았다.
IBM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구글 등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들 역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빅테크 기업의 전체 감원 규모는 약 7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MS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직원 1만 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오는 3월 31일까지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같은날 아마존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만8000명의 직원을 정리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역시 지난 20일(현지 시간) 사내 전자우편을 통해 약 1만2000명에 대한 감원 계획을 임직원들에 전달했다.
이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약 13% 수준인 1만1000명을 해고하겠다 밝혔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는 지난 23일(현지 시간) 전체 직원의 6%인 약 6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