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외환보유액이 1년새 400억달러나 급감했다. 지난해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에 환율이 폭등하자, 외환당국이 시장안정화를 위해 막대한 달러 순매도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은 423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0억달러나 급감했다. 지난 2021년 말 외환보유액은 4631억달러로 전년 대비 200억달러나 증가했지만, 1년 만에 하락 전환한 셈이다.
해당 하락세의 주 배경은 원·달러 환율 폭등 등 외환시장 내 불확실정이 확대되자 실시한 안정화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원·달러 환율(종가기준)은 지난해 1월 3일 1191.8원으로 시작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10월 21일 1439.8원 기준 10개월 만에 248원이나 폭등했다.
해당 상승세의 주재료는 달러 초강세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연준)는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불과 10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4.25%포인트나 인상하는 고강도 긴축을 단행한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초 96.54선에서 지난해 9월 말 114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인다. 특히 국내 외환수급 측면에서도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 해외투자 지속 등으로 달러 수요가 우위를 보이며,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이에 외환당국은 시장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1~3분기 412억63000만달러에 달하는 외환 순매도를 실시한다. 특히 지난해 2분기 순매도 규모가 154억900만달러, 3분기 175억43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연달아 경신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환율은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기대 변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며 "시장 기대가 쏠리거나 불안정성이 심할 경우 외환당국은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했다. 특히 변동성이 확대된 2~3분기 중 달러 순매도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노력에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쏠림이 완화되며 환율의 상승압력이 경감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원·달러 환율(종가기준)은 작년 연말 기준 1264.5원으로 고점 대비 175.3원이나 급락하는 등 안정화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