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교촌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교촌에프앤비가 다음달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치킨 3만원 시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꼽혀왔던 치킨 가격까지 뛰자 대형마트에선 '반값 치킨'을 앞세워 고개 돌린 소비자 모셔 오기에 나섰다.
31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다음달 3일부터 교촌치킨 주요 품목 소비자권장가격은 500원부터 최대 3000원까지 오른다. 이번 가격 조정은 2021년 11월 이후 약 1년 만으로, 한마리·부분육 주요 메뉴는 3000원, 이외 메뉴는 500∼2500원이 오른다. 이를 적용하면 간장 오리지날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이 된다.
여기에 3000~6000원까지 뛴 배달료까지 고려하면 치킨 1마리를 먹을 때 내야 하는 비용은 3만원에 가까워진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임차료와 인건비, 각종 수수료 상승에 원자재 가격까지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10년간 가맹점 원자재 납품가를 동결하면서 본사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선두 주자인 교촌에프앤비의 가격 인상에 경쟁 프랜차이즈 역시 치킨값을 올릴 거라고 전망한다. 통상 선두 업체가 가격 인상을 시작하면 경쟁사들도 줄줄이 인상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제너시스BBQ와 bhc, 멕시카나, 네네치킨이 교촌에프앤비에 이어 가격을 올렸다.
기름값과 밀가루값이 뛴 데 이어 닭고기 가격까지 올라 인상 요인과 명분이 충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자료를 보면, 도계장에서 닭고기가 프랜차이즈에 납품되는 가격은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당 평균 가격은 1월 3596원에서 다음달 3620원으로 올랐고, 이달 30일 기준 3728원까지 뛰었다. 이는 지난해 30일 기준 닭고기 가격(3609원)과 견줘 3% 오른 수치다. 한국육계협회가 제공하는 시세 정보를 보면 치킨용으로 주로 쓰이는 9~10호 닭고기(냉장·벌크) 가격은 이달 2일 1㎏당 4846원에서 30일 5308원으로 462원, 9.5%나 올랐다.
다만 이런 재료비 상승에도 제너시스BBQ와 bhc는 가격 조정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제너시스BBQ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았고, bhc 역시 가격 인상을 논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른 틈을 타 대형마트에선 반값 치킨으로 고개 돌린 소비자를 끌어오고 있다. 롯데마트는 내달 2일까지 행사 카드 결제 시 '큰 치킨'을 기존 판매가 1만4800원에서 53% 할인한 6980원에 선보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