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각 2.9%p, 0.7%p↑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1분기 국내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등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수요 위축 등으로 기업들의 매출성장세가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이하 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0.4%로, 전분기(6.9%) 대비 6.5%포인트(p)나 축소됐다. 이는 지난 2020년 4분기(-1%) 이후 최저치다.
이 중 제조업 지난해 4분기 2.6%에서 올해 1분기 -2.1%로 급격히 축소됐다. △석유화학(9.7%→-3.5%) △기계·전기전자업(-6.6%→-14.3%)의 매출 증가율이 축소된 영향이다. 비제조업(12.6%→3.6%)의 경우 △전기가스업(49.1%→19.8%) △운수업(8.1%→-5.9%) 등을 중심으로 증가율이 감소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7.5%→0.7%)과 중소기업(4.3%→-1.2%) 모두 매출증가율이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중 석유화학은 대내외 수요위축으로 석유화학 수출액이 줄었으며, 기계·전기전자업은 소비자용 IT기기·서버 수요 둔화로 반도체 수출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제조업 중 전기가스업의 경우 전년도 매출액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둔화됐고, 운수업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 하락 등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수익성도 떨어졌다. 국내 기업들의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8%로 전년 동기(6.3%) 대비 3.5%p 하락했다.
이 중 제조업의 매출영업이익률은 기계·전기전자(-3.1%)를 중심으로 8.4%에서 2.5%로 하락했으며, 비제조업은 운수업(10.8%)의 영향으로 4%에서 3.2%로 떨어졌다. 규모별로는 대기업(6.6%→2.4%)과 중소기업(5.3%→4.7%) 모두 하락했다.
안정성도 떨어졌다. 1분기 국내 외감기업들의 부채비율이 95%로 전분기 대비 2.9%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역시 지난해 4분기 25.3%에서 26%로 상승했다.
부채비율이란 부채 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며, 차입금의존도란 총자본 중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해당 지표들이 상승했다는 것은 기업들의 안정성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8일부터 6월 2일까지 국내 외감기업 2만1042개 중 39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