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투자컨설팅업체 H사 대표 라덕연(42)씨가 첫 재판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의 다음 공판은 7월14일 오전에 열린다.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정도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으로 인한 자본시장법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라 대표와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변모(40)씨, 프로골퍼 출신 안모(32)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고 심리를 진행했다.
라씨 일당은 2019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등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워 약 7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를 일임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해당 공판에서 라씨는 "시세조종으로 오해받을 주식매수를 지시한 적은 있으나 시세조종 의사가 없었고 시세조종을 한 적도 없다"며 "저평가된 주식들을 선정해서 가치 투자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식거래 형태를 보면 대부분이 매수주문이었고, 매도주문은 (투자자가) 정산을 요청하면 주식을 시가에 팔아서 정산을 한 것"이라며 "검찰이 어떤 경우를 어떤 이유로 통정매매로 판단한 것인지 증거 목록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다.
라씨 측은 다만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 대행을 한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다. 라 씨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한 변모·안모 씨 측도 시세조종에 대해선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라덕연 일당은 라덕연의 지시에 따라 정산·매매·고객관리로 팀을 나눠 역할을 분담했다"며 "통정매매·고가매수·허수매수 주문 등을 통해 시세조종으로 주가를 조작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