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여윳돈 77조···주택시장 한파에 3년 만에 최대치
1분기 가계 여윳돈 77조···주택시장 한파에 3년 만에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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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분기 자금순환(잠정)' 발표
가계 순자금운용, 전년比 12조원↑
대출 갚고 예금···예금비중 44.5%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종부세 상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종부세 상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1분기 가계 여윳돈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득이 늘었지만, 주택시장의 부진 등으로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7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조1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분기(81조원) 이후 최대치다.

순자금운용이란 금융자산 거래액에서 대출금 같은 금융부채 거래액을 뺀 값으로, 특정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을 뜻한다. 만약 자금운용보다 자금조달이 커 여윳돈이 마이너스가 되면, 순자금조달로 표현한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액은 6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조4000억원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국내 지분증권·투자펀드가 -3조8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6조6000억원) 대비 10조4000억원이나 급감했다. 주식·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했다는 의미다. 반대로 예적금 같은 금융기관 예치금은 62조2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자산 비중도 변했다. 1분기 가계 금융자산 중 예금비중은 44.5%로 전년 같은 기간(41.8%)보다 확대됐다. 반면 주식 비중은 19.8%로 1년 전(20.1%)과 비교해 줄었다.

1분기 가계 자금조달액은 -7조원으로, 전년 동기(24조4000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대출 등을 7조원 가량 상환했다는 의미다. 특히 금융기관차입액은 -11조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두 지표 모두 역대 최소치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소득과 소비는 양호했지만, 주택 투자 부진으로 순자금 운용 규모가 1년 전보다 커졌다"며 "특히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액이 크게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금융 법인기업의 1분기 순조달 규모도 4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조3000억원)보다 7조원이나 늘었다.

이 중 대출금(16조8000억원)은 부정적 경기 전망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액이 3조9000억원 줄었다. 다만 자금 운용액이 -46조2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82조5000억원) 대비 128조5000억원이나 급감했다. 그 결과 1분기 기업의 자금 운용액은 역대 최소치를 경신했다.

문 팀장은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등으로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며 "특히 기업 실적 악화와 금리 부담 등에 기업들의 예금 인출 수요가 늘며 자금 운용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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