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대환대출 플랫폼 속속 합류, '불리한 판'에 뛰어든 속내는?
카드사들, 대환대출 플랫폼 속속 합류, '불리한 판'에 뛰어든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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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대환대출플랫폼 '핀다' 입점···신한·KB에 이어 세 번째
상생금융 내건 당국 요구·예상보다 적은 고객 이탈에 참여 결정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들이 대환대출플랫폼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고객이탈 문제 등으로 소극적인 카드사였지만, '상생금융'을 내건 당국의 참여 요구가 점차 거세졌기 때문이다. 당초 우려했던 1금융권으로의 고객이탈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일 현대카드가 대환대출플랫폼 '핀다'에 카드론 상품 입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카드사가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한 것은, KB카드와 신한카드에 이어 세 번째다.

현재 KB카드는 카카오·네이버페이, 신한카드는 카카오페이·토스·핀다에 각각 입점했다. 또한 롯데카드는 근시일내 카카오페이에 입점할 예정이며, 우리카드 역시 플랫폼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카드사 역시 입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카드사들은 대환대출플랫폼에 미온적이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금리경쟁력이다. 현재 1금융권인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6%대에 형성된 반면,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표준등급 기준)는 지난 5월 말 기준 13.58~14.72%로 많게는 3배 가량 높아 금리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환대출플랫폼 다수가 핀테크사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콘텐츠가 강력한 핀테크사에 주요 고객층을 뺏기거나, 나아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핀테크사에 지급해야 할 중개수수료도 부담이다.

다만 이번 입점을 놓고 업권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 전반에 대환대출플랫폼 참여를 독려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사들이 고금리에 기대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해왔고, 올해 초 4대 시중은행을 방문하며 상생금융을 강조했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큰 폭 인하했으며, 8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카드업권으로 번졌다. 지난 29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최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히 축소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경기 침체기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히 위축되지 않도록 유념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우리카드는 총 2200억원 규모의 영세가맹점과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해당 지원방안엔 기존 대환대출 대비 금리를 50% 인하한 상생론 출시 계획이 담겨있어,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을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생각보다 고객 이탈이 적다는 점도 입점을 부추겼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대환대출플랫폼 자료에 따르면,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열흘간 대환대출플랫폼을 통해 이동한 대출금액은 총 38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이동한 금액은 147억원으로 전체 3.8%에 불과했으며, 2금융권 내에서 이뤄진 대환대출은 615억원(5.26%)이었다. 오히려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이동한 경우(137억원, 1.2%)도 나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업권별 고객층이 다르다 보니 우려만큼 고객 이탈이 많지 않았다.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넘어가는 사례도 적은 수준"이라며 "향후 금리가 안정화되면 저신용차주의 대환대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권 내 분위기도 대환대출플랫폼 입점에 긍정적인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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