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 "MS-블리자드 합병, 독점 영향력 행사 시 게임업계 위협"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거래를 중단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MS의 블리자드 인수 진행 절차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재클린 스콧 판사는 "FTC는 이 합병이 콘솔·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일으키지 않았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다만 법원은 이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과 별도로 지난달 13일 내린 '합병안 임시 금지 명령'을 오는 14일 오후 11시 59분까지로 연장해 FTC가 항고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
앞서 MS는 지난해 1월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인 687억달러(약 89조원) 규모의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FTC는 지난해 말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인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연방 법원에 MS의 인수 작업을 일시적으로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FTC는 이번 가처분 심리에서 블리자드가 '콜 오브 듀티' 등 유명 게임 IP(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MS가 블리자드 인수 후 자사 콘솔 '엑스박스'에만 게임을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경쟁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 법원은 당시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우선 임시 금지 명령을 내린 뒤 약 한 달간 증거 심리를 진행한 끝에 이날 가처분 기각 결정을 내렸다.
FTC 대변인 더글러스 파라는 "이번 합병이 게임업계에 미칠 명백한 위협을 고려하면 매우 실망스럽다"며 "며칠 내에 시장 경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우리의 싸움을 계속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S가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영국, 미국, EU(유럽연합)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는 승인 결정을 내렸으나, 영국의 반독점 규제기관인 CMA(경쟁시장청)은 불허해 MS가 법원에 항고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