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칫밥' 먹는 유업계, 우윳값 얼마나 올리나
'눈칫밥' 먹는 유업계, 우윳값 얼마나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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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적용될 원유 가격 협상 마침표, "정부 요청 따라 최소한 인상 검토 중"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흰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혜지 기자] 우윳값이 조만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부터 적용될 원유 가격 인상 폭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유업체들은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으로 눈칫밥을 먹어가며 우유값 인상 검토에 나섰다.

낙농가와 유업체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11차 회의에서 한달 넘게 이어온 올해 원유값 협상에 마침표를 찍었다. 10월부터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 원유' 가격은 리터(ℓ)당 1084원으로 지난해와 견줘 88원 오르고 , 치즈 등 가공 유제품 원료인 '가공유 원유'는 ℓ당 887원으로 지난해보다 87원 인상될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은 원유값만 아니라 부자재, 물류, 생산 비용 증가 이유로 유제품 가격을 올렸다. 현재 흰 우유 900㎖~1ℓ 기준 가격은 2800원대다. 올해도 원윳값 인상으로 가격이 조정되면 흰 우유 1ℓ가 3000원을 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업체들이 맘 편히 가격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라면값 인하를 시작으로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유가공협회 회원사 14곳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달 28일에도 정부는 주요 유업계를 상대로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했다.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원유 가격이 올라도 흰 우유 등 제품의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업계들은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음용유 물량을 축소해줄 것과 가공유를 현행과 같이 ℓ당 6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 원유 가격이 2종류로 구분되는 '용도별 차등제' 적용으로 유업계는 가공유를 좀 더 저렴하게 가져오지만 실질적으로는 음용유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우유 쪽은 "10월까지 2개월 정도 시간이 남았으므로 더 의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부담 최소화 입장에서 검토 중이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 오를지 알려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매일유업 임직원은 "안 올릴 수는 없다. 다만 정부의 요청에 따라 최소한 올리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며 "가공유 같은 경우는 지원을 받지만 음용유 같은 경우는 확실치 않지만 지원받기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8월 1일부터 주요 컵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5.1% 내릴 예정이다. 인하 품목인 마이카페라떼, 바리스타룰스에는 가공유가 아닌 음용유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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