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엔화, 40일 만에 800원대 재진입···저점은?
[이슈] 엔화, 40일 만에 800원대 재진입···저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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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2일 연속 800원대···무너진 긴축기대감 영향
日 10년물 금리 0.64%···"올해 연말쯤 강세 전환될 듯"
일본 만엔짜리 지폐 (사진=픽사베이)
일본 만엔짜리 지폐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엔화가 40일 만에 800원대로 주저 앉았다. 

특히 일본은행이 7개월 만에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한 뒤 금융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채 금리가 오른 국가의 통화는 대개 강세를 띤다. 다만 시장 관계자는 엔화 가치가 저평가된 현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2일 원·엔 환율이 전장 대비 0.82원 하락한 896원을 기록, 2거래일 연속 800원대로 마감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 6월 19일(897.49원) 이후 약 40일 만이다.

당시 원·엔 환율은 지난 2015년 6월 25일(897.91원) 이후 8년 만에 800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이후 하루 만에 900원대를 회복한 원·엔 환율은 증가세를 보이며 932.92(7월 13일, 종가 기준)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이달 1일 895.18원으로 마감, 전장 대비 13.1원이나 급락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달러·엔 환율 역시 약 한달 만에 143엔선을 돌파하며, 지난 6월 연고점(144.7엔선)에 근접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말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최저점에 달했고 향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는데, 반대 양상이 연출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약세의 원인은 일본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 고수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은행(BOJ)은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장·단기금리를 현재 수준(0%, -0.1%)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관련 10년물 국채금리 목표치를 기존 '±0.5% 정도'에서 유지했다.

다만 BOJ는 'YCC 운영 유연화'를 내세우며, 지정가 오퍼레이션(국채 무제한 매입)의 기준점을 0.5%에서 1%로 상향했다. 이는 10년물 금리가 0.5%를 초과해도 즉각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지 않고, 1% 수준까지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해당 결정을 두고 시장에서는 사실상 통화긴축의 일환으로 해석했으며, 직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39엔대까지 절상했다.

다만 지난달 31일 들어 상황은 다시 변했다. 전거래일(28일) 금정위로 인한 기대감에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0.6%를 넘어서며, 2014년 6월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BOJ는 1% 수준까지 용인한다는 방침을 엎고, 3000억엔(약 2조7000억원) 규모의 국채매입을 통한 공개시장개입에 나섰다.

여기에 "연내 마이너스 금리 탈피와 YCC 정책 폐기는 어렵다"는 우에다 총재의 발언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대두된 BOJ의 통화완화 장기화 전망 등은 엔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그 결과 현재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0.64% 수준까지 상승했음에도, 오히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이례적 현상이 발생한다. 해당 수준(원·엔 환율)은 2015년경 아베노믹스 당시 저점에 가깝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현 수준의 엔화 약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BOJ가 사실상 통화긴축의 행보를 시작한 만큼, 향후 마이너스 금리와 YCC 정책 폐지 등도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통화완화로 엔화가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균형가치 측면에서 엔화는 나홀로 약세가 지속되며, 적정수준 대비 30% 가량 저평가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엔화는 저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미국 채권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향후 미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강세압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BOJ의 입장문 등을 보면 섣부른 긴축 전환으로, 디플레이션 탈출 흐름이 깨질 수 있다는 고민이 느껴진다"며 "BOJ의 미묘한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를 둘러싸고, 시장 평가가 혼재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엔화 가치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미국 신용등급 하향 여파가 외환시장을 흔들고 있어, 단기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일 수는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연말 기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변함없다. 향후 YCC 밴드 상향이나 폐기가 언급되면서 엔화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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