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톺아보기] 불황 속 나홀로 실적 방어 성공한 현대카드
[금융 톺아보기] 불황 속 나홀로 실적 방어 성공한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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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익 전년比 1%↑···사실상 업권 유일 성장
원인은 낮아진 대손비용···연체율도 0.82%로 개선
수익성 개선은 미지수···"수익성 저하 압력 상존"
현대카드 여의도 본사(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여의도 본사(사진=현대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상반기 카드업권 전반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만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롯데카드의 경우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에 사실상 현대카드만의 나홀로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선제적 리스크 관리 영향으로 연체율을 낮추고 대손비용 절감에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수익성 측면에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57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카드사는 현대카드와 롯데카드(3060억원, 72.7%↑) 2개사뿐이다.

다만 자회사매각을 통한 일회성 처분이익을 제외하면 롯데카드의 상반기 경상적 순익(1079억원)이 39.1%나 급감했다. 사실상 현대카드만이 유일한 실적개선을 이룬 셈이다.

다만 현대카드의 실적지표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1조6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에 그쳤으며, 영업비용(1조4027억원) 증가세는 8.1%로 수익증가세를 상회했다. 일례로 KB국민카드의 경우 영업수익이 13.6%, 영업비용이 15.4% 증가했지만, 순익이 21.5%나 감소한 상태다.

현대카드만이 실적 방어가 가능했던 것은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현대카드의 대손상각비는 16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369억원) 감소했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 중 유일한 감소세로, 카드사의 상반기 대손비용은 1조9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2%나 급증했다.

주목할 점은 대손비용이 줄었음에도 6월 말 연체율(0.82%)이 전년 동기 대비 0.17%p나 개선됐다는 점이다. 이는 카드사 중 유일한 감소세이자, 0%대 연체율이다. 카드사 평균 연체율은 1.23%로 일년새 0.35%p가량 악화됐다.

이 같은 건전성 개선요인은 신용판매 위주의 사업구조 변화에 기인한다. 상반기 현대카드의 이용실적을 보면 일시불 이용액이 51조1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나 증가했다. 반면 현금서비스(1조9092억원)는 26.9% 줄었고, 카드론(2조5613억원)도 31.2%나 급감했다. 할부이용액도 10조9052억원으로 3.9% 줄었다.

상반기 현대카드의 영업전략을 살펴보면 지난 3월 국내 출시한 애플페이와 사실상 단독 제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했다. 또한 지난해 7월 기준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중 80%가 현대카드일 만큼 PLCC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상태로, 타 카드사 대비 본업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결과 상반기 9개 카드사 중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이용실적 기준) 12.81%(4위)로 전년 동기 대비 0.47%p 상승했다. 이는 하나카드(+0.58%p)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점유율 확대폭이다. 현대카드보다 점유율이 큰 △신한(17.41%, -0.53%p) △KB국민(14.99%, -0.7%p) △삼성(13.89%, -0.32%p) 등 3개사의 점유율이 모두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돋보인다.

다만 수익성 면에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줄어든 대손비용 효과로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 개선여부는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2년 4.5%였던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0.5%까지 인하됐으며, 상반기 기준 약 75%의 가맹점(220만곳)에 최저요율이 적용되면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또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지급하고 있는 수수료는 결제액의 0.15%로, 수수료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애플페이 주 사용층이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은 2030세대에 치중돼, 발급건수 대비 매출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적으로 현대카드의 상반기 매출액은 76조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나 뛰었지만, 영업이익(2030억원) 2.7% 증가에 그쳤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리스크관리 영향으로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대손율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일정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기 힘든 구조다.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과거 대비 레버리지가 상승했으며 영업자산의 잠재적인 부실위험이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외형확대를 통한 이익창출력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카드업계 공통 적용되는 비용문제에 현대카드도 자유롭지 못하다. 금리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 저하 압력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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