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임 보궐이사에 황근 선문대 교수 추천···여야 구도 뒤집혀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인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해임 사유에 대해 "권 이사장은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 손실을 방치하는 등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MBC의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했고,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했다"고 말했다.
이어 "MBC 사장 선임과정에 대한 부실한 검증 및 방송문화진흥회 임원을 부적정하게 파견하여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등 부적절한 이사회 운영으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이에 더 이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통지 및 청문을 거쳐 해임하기로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여권 추천 위원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만 참석하고, 야권 추천인 김현 위원은 불참했다.
김 위원은 회의 전 기자회견을 열어 "방문진 이사장 해임은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행정절차법, 국가공무원법, 감사원 규정 위반이다"며 "법과 원칙, 절차를 무시한 공영방송 이사 해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 직무대행은 "민주주의 핵심은 토론과 합의이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호 의견을 수렴하는 건데 사실상 5기 방통위 마지막 공개회의에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고, 김 위원에게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방통위는 남영진 이사장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보궐이사에는 황근 선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해 대통령이 재가하면 임명된다.
황 교수는 한국방송학회 방송법제연구회장, 한국언론학회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회장,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09~2012년에도 KBS 이사를 지냈다.
권 이사장 해임과 황 교수 추천으로 KBS와 MBC 경영·인사의 결정권을 쥐는 KBS 이사회와 방문진 이사회의 구도에도 변화가 따를 전망이다.
KBS 이사회 총원은 11명으로, 야권 추천 인사인 남 전 이사장 후임에 여권 인사인 황 교수가 추천돼 대통령 재가 시 여야 6대 5로 정치적 구도가 뒤집힌다.
방문진 총원은 9명으로, 야권 추천 인사인 권 이사장 해임에 이어 김기중 이사도 해임될 경우 이들의 자리를 여권 인사가 채우면 여 5대 야 4 구도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