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스크에 휩싸인 금통위···2%p 금리차에도 동결 '유력'
中 리스크에 휩싸인 금통위···2%p 금리차에도 동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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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문가 92% 동결 예상···인플레 둔화·中리스크 원인
한미금리차·환율 등은 인상 요인···경기 침체 우려 '부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이틀 앞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3.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한미 금리차와 가계부채 등 인상요인에도, 경기둔화 우려와 중국발 경기 리스크가 부담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2명이 한은 금통위가 오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8명은 0.25%포인트(p) 인상을 예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3%p나 끌어올린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4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에선 사실상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전망의 주요 근거는 둔화된 물가상승률, 중국발 리스크 등이다.

먼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월 기준 2.3%까지 하락,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3.3%까지 떨어지는 등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물가지표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금통위가 현 금리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중국발 부진 역시 변수다. 7월 중국 물가가 전년 대비 0.3%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기록한데 이어, 수출·소비·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국 최대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에 달하는 부동산 부문의 균열은 중국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이며, 지난해 기준 대중(對中) 수출비중이 22.8%에 달하는 국내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진단이다.

실제 이달 1~20일 수출액은 278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5%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대중 수출액(58억680만달러)이 27.5%나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가 35억6600만달러 적자를 기록, 3개월 만에 적자전환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5월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1.4%, 2.3%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번 금통위에서는 0.1~0.2%p 가량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요인들이다. 대표적으로 사상최대치를 경신 중인 가계부채다. 7월 은행 가계대출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달새 6조원 가량 급증했다. 이는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통상 기준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까지 상승하면 디레버리징(부채청산)이 일어나는 것과 정반대 양상이다.

이에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가계부채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6명 중 5명은 가계부채 문제가 지속된다면 추가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한미금리차도 인상을 부추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로 상단 기준 2%p의 격차가 난다. 높은 수익률을 추종하는 자본의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차는 자본의 이탈을 야기한다.

여기에 지난달 18일 126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현재 1340원으로 80원 가량 급등한 점 역시 금리 인상 요인이다. 지나친 원화 절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같은 인상 요인에도 금리 인상 보단 동결에 무게추가 기운다. 앞서 언급한 가계부채가 금리인상을 통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 중국발 경기리스크 등이 우리 경제에 리스크로 잠재했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 상승세는 미 연준의 긴축에 따른 자산 유출 우려보다는 중국발 경기 부담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위축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를 고려하면 추가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매파적인 톤을 유지하는 정도로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인플레 경계감과 함께 추가 긴축 우려가 불거지고 있지만, 중국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불안을 감안하면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내 한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인플레 리스크 요인으로 인하 시점이 점차 뒤로 미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 역시 "다수의 위원이 물가 안정 필요성 유지,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경고, 대내외 변수 고려 등을 언급하면서 현재의 긴축적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인상도, 인하도 아닌 현 수준의 정책 기조를 통해 국내외 변수에 대한 관망과 경계심을 표출하는 선에서 마무리 될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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